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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부인들 왈츠에 젖어…/박정자 1인극 「11월…」 주부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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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부인들 왈츠에 젖어…/박정자 1인극 「11월…」 주부 장사진

입력
1994.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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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여인 사랑과 고민 “마치 내얘기” 박정자 모노드라마 「11월의 왈츠」에 몰려든 주부관객은 유명가수의 공연을 보러온 10대 청소년만큼이나 적극적이다. 10대처럼 괴성을 지르며 직접적인 감정을 표출하지는 않지만, 며칠 전부터 표를 예매하고 공연 1시간전 극장입구에서 긴 줄을 선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실험극장(515―7662) 입구에는 공연 직전 예매를 못한 주부들이 입석이라도 구하고자 조바심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공연중에는 배우 박정자가 부르는 노래 「4월이 가면」을 따라하고, 박씨의 손을 잡는다. 공연이 끝난뒤 분장실에 찾아와 감동을 얘기하기도 한다.

 11일 하오3시. 주부 관객이 1백70석의 객석을 모두 메웠다. 미처 예매를 하지 못한 주부들은 30여석의 보조석에 앉고, 이것도 모자라 30여명은 의자 사이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배우가 무대에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53세의 배우가 건망증, 골다공증등 중년부인의 고민을 얘기할 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태어나도 같은 잘못을 저지를 거야』란 말에서 웃음이 터진다. 이날 가수 임주리가 공연이 끝난 뒤 박정자와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앙코르곡으로 불러 열띤 박수를 받았다.

 실험극장 기획공연 「오늘의 명배우 시리즈」 두번째 작품인 「11월의 왈츠」는 30여년 동안 연극무대에 서온 배우 박정자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결혼한 이후 사랑한다는 말을 남편으로부터 들은 적이 없다는 50대의 배우가 20세 연하의 남자와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이다.

 초연부터 만원사례를 기록하고 있는 박정자는 『배우 박정자가 이 연극에서 예뻐보이고, 섹시해 보였으면 좋겠다. 중년 여성이 나이 먹어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언제나 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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