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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고… 깨지고… 신음하는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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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고… 깨지고… 신음하는 문화재

입력
1994.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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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신륵사다층석탑 등 보물이 흉물될판 국보급을 비롯한 귀중한 문화재가 관리소홀로 훼손되는 사례가 많아 문화재보호 관리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탑골공원내 국보 2호인 원각사지 10층석탑의 훼손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경기 여주군 북내면 천송리 신륵사의 보물급 문화재들도 심각하게 훼손된 사실이 밝혀져 당국의 문화재 관리가 여전히 소홀함을 보여주고 있다.

 신륵사 대웅전 앞에 있는 보물 제225호 신륵사다층석탑(높이 약 3)은 북동쪽으로 3∼5도가량 기울어진 채 기단부는 물론 탑신 전체에 어른 손가락이 들어갈 크기로 금이 가고 틈이 벌어져 붕괴될 위기에 놓여 있다. 또 대웅전 남쪽 강변에 자리잡은 보물 제230호 신륵사 대장각기비(높이 133)는 왼쪽 상단부와 하단부를 포함해 전체의 3분의 1 가량이 파손된 상태이다.

 대웅전 북서쪽에 있는 보물 제180호 신륵사 조사당은 서까래가 썩고 지붕 뒤편 처마부분 기와가 모두 내려 앉아 비가 새는 상태로 방치돼 있다.

 신륵사 주지 원경스님은 『87년 주지로 부임한 이래 관계기관에서 문화재를 보수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다층석탑은 부임 때보다 기울어진 정도나 균열상태가 눈에 보일 정도로 심해졌다』고 말했다.

 신라시대 남한강변에 세워진 신륵사는 국가지정 보물만 7점이나 보존돼 있고 주위 풍광이 아름다워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고찰이다.

 여주군청은 『82년 조사당의 벽채와 기와를 부분적으로 보수한 이래 문화재 7점에 대해 아직 아무런 보수작업을 못했다』고 말했다. 문화재보호법에 의하면 국가지정문화재는 지도·감독의 책임을 지는 문화재관리국의 위임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도록 돼 있다.

 원각사지 10층석탑도 탑신 남쪽면에 새겨진 「화엄회상도」의 보살상 얼굴조각이 떨어져 나가 국보로서의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

 전문가들은 문화재 관리가 이처럼 허술한 큰 원인으로 전문인력의 부족을 들고 있다. 문화재를 보수· 복원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예산부족은 문화재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문화재관리국에 의하면 93년 전체 문화재 6천여점 가운데 긴급보수가 필요한 문화재가 9백여점으로 파악됐으나, 예산부족으로 절반도 못미치는 4백여점만을 보수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전문적이고 책임성 있는 문화재관리를 위해서는 현재 경주 부여 창원에만 있는 문화재연구소의 지방조직을 전국으로 확대, 각 시도별로 책임자를 두는 방안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한다.【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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