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공동번영위해 긴밀협력”/상의오찬 성황… 비상공인들 질문공세/정상회담 45분길어져… 주요현안 매듭▷정상회담◁
김영삼대통령은 11일 상오(이하 현지시간) 숙소인 마닐라호텔에서 북동쪽으로 3가량 떨어진 말라카냥궁에서 라모스대통령과 예정시간을 45분 넘긴 1시간35분간 단독정상회담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상오9시30분께 말라카냥궁에 도착, 페이놀의전장의 영접을 받은뒤 2층 회담장으로 걸어가 기다리고 있던 라모스대통령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다.
라모스대통령은 김대통령에게 『아주 건강해보이십니다. 오늘 새벽에 같이 운동을 했기 때문에 더욱 건강해 보이는 것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넨뒤 자신의 집무실로 직접 안내한뒤 필리핀의 독립영웅 호세 리잘이 스페인어로 쓴 저서를 소개했다. 라모스대통령은 이어『오늘 새벽 각하와 농구할때 공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한골씩 넣었는데 이는 한국과 필리핀의 협력정신과 팀플레이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단독회담이 끝난뒤 김대통령은 단독회담장 맞은편에 위치한 국빈만찬장에 마련된 확대회담장에서 김시중과기처장관, 이창수주필리핀대사, 이양호합참의장, 강재섭총재비서실장, 한리헌경제수석, 정종욱외교안보수석, 주돈식공보수석, 김석우의전비서관, 유병우아태국장등 공식수행원과 함께 40분간 확대회담에 들어갔다. 회담시작에 앞서 김대통령은 『단독회담에서 이미 충분한 얘기를 했다』면서 예정시간을 넘겨 진행된 단독회담에서 주요 현안에 관해 입장조율이 사실상 매듭지어졌음을 시사했다.
▷공동기자회견◁
김대통령과 라모스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상오11시45분께 말라카냥궁 공동기자회견장으로 나란히 입장, 20분간 회담결과를 설명하고 내외신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필리핀은 더욱 가까운 이웃이 되었으며 아태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남북경협제의를 북한이 거부한 것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북한이 겉으로는 그렇게 하지만 실질적으로 협력을 구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 뿐』이라며 『예상한 일로 서두르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기업인 오찬◁
이날 낮 필리핀 상공회의소(PCCI) 주최로 마닐라호텔 만당고룸에서 개최된 김영삼대통령 초청오찬은 우리측에서 수행기업인 22명 현지상사대표 40여명과 3백여명의 필리핀 상공인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필리핀 상공인들은 김대통령을 수행한 우리 기업인들에게 높은 관심을 보이며 투자 교역 기술교류등에 관해 많은 질문을 했다.
몬테네그로 필리핀 상의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한국은 필리핀 제4위 투자국이었다』며 특히 대우 현대 금성사등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실을 강조했다.
오찬이 끝난 뒤 김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민주화 과정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한국과 필리핀은 이제 경제발전 과정에서도 긴밀한 동반자』라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열렬한 박수로 호응했다.
▷리잘탑 헌화◁
김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필리핀인으로부터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호세 리잘의 묘가 있는 리잘공원기념탑을 방문, 헌화했다. 김대통령은 공식수행원과 함께 상오9시15분 마닐라 호텔에서 5백 떨어진 이 공원에 도착, 기념탑 입구에서 카란자해군사령관의 영접을 받았다.
리잘은 필리핀이 스페인 식민통치를 받던 19세기후반 스페인에 유학한뒤 돌아와 비폭력 민주주의 운동을 펴다가 스페인 식민당국에 체포돼 스물다섯살의 젊은 나이에 처형된 청년 지식인.【마닐라=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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