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일본인은 서로 자기가 형이라고 주장합니다. 한국사람들은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을 들어 형의 나라임을 설명하려 하지만, 이를 말 그대로 인정하려 하는 일본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현재 경제적, 군사적으로 일본이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서로 자기가 형이라는 것을 상대방에게 납득시키려고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차라리 서로 자기가 형이라고 생각하도록 놓아두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형이라면 동생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것이 당연하고, 한국인과 일본인이 이처럼 서로 서로 상대방을 동생처럼 보살핀다면 우리 두 나라 사람들은 정말 형제같이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에서는 「21세기의 한일관계와 보도의 역할」을 주제로 한일편집간부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의 한국측 참석자들을 맡아 여행을 안내해 준 일본신문협회 국제부장 사카다 히데(판전 수)씨는 헤어지는 자리에서 이런 말로 우의를 다짐했다. 또 특강연사로 나온 일한경제협회 회장 하구라 노부야(우창 신야)씨는 『지금 일본이 조금 앞서 있다고는 하지만 과거에는 많은 것을 한반도에서 배워왔습니다. 현재의 일본사회는 장점만큼 약점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무쪼록 일본이 겪은 일을 거울삼아 나쁜것은 버리고 좋은 것만 배워서, 일본처럼 시행착오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하루빨리 건강하고 발전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바랍니다』고 당부했다.
<「반일」과 「협한」을 넘어서기 위하여>라는 제목의 주제논문을 발표한 공동통신기자 히라이 히사시(평정 구지)씨의 부인은 한국여성이다. 그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얼굴을 맞대고 있으면 사이가 안 좋지만, 유럽이나 다른 외국에 가면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두 나라 사람은 결국 양자간의 관계만을 보면 「닮았으면서 다른 것」이지만, 세계무대에 올려놓고 보면 「서로 닮은 동지」인 것입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인간사회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어서 개인간에는 서로 친구로 지낼 수 있어도 국가나 민족의 이름으로 집단화하면 대결의식이 생기기 쉽다. 진정한 평화는 결국 이 집단적 명예의 희생 위에 성립하는 것인지 모른다.<편집부국장>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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