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합의따른 「특수임무」수행 승인한셈/“감시냐 사찰이냐”싸고 일부 마찰소지도 11일 하루동안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특별이사회는 지난달 21일 타결된 북·미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이 약속한 핵안전협정 전면이행과 관련,IAEA가 앞으로 취할 조치들을 논의했다. 북한은 북·미회담의 기본합의문에서 핵시설및 활동의 전면적인 동결과 궁극적인 해체를 약속했고 IAEA가 이를 감시토록 허용했다.
이번 이사회는 우선 북·미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절차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즉 북한과의 핵안전협정 당사자인 IAEA가 핵동결의 감시라는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명분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약속한 50및 2백㎿ 원전의 건설중단등 핵동결조치에 대한 감시는 핵안전협정에는 명시되지 않은 IAEA의 활동이다. IAEA가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IAEA의 상급기구인 유엔안보리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 유엔안보리는 지난 4일 의장성명을 통해 이를 IAEA에 요청하는 절차를 거쳤고 IAEA는 11일 최고의결기관인 이사회의 결정을 통해 IAEA사무국이 안보리의 요청을 이행하는 것을 승인한 것이다.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더라도 안보리의 요청에 따라 IAEA의 북한핵동결 감시활동은 가능하다. 그러나 구태여 특별이사회를 소집, 승인절차를 거친 것은 이같은 특수한 활동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앞으로의 감시활동에 정치적 무게를 싣기 위한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미 합의에 따라 IAEA가 취할 조치들은 모든 흑연감속로 원전과 관련시설의 동결에 대한 감시이다. 또 동결대상이 아닌 시설에 대한 계속적인 사찰도 포함된다. 이밖에 핵물질및 시설에 대한 북한의 최초 신고내용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검증하는 활동(특별사찰)도 해야 한다.
한스 블릭스 사무총장은 이날 핵동결의 감시대상은 영변의 5㎿실험용 원전(재장전금지 및 궁극적 해체), 영변과 태천의 50 및 2백㎿원전(건설중단 및 궁극적 해체)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 즉각폐쇄 및 해체), 영변의 핵연료봉제조공장등 5곳임을 확실히 밝혔다.
IAEA가 취할 감시활동은 동결대상 시설의 가동중지, 건설작업의 중단, 폐연료봉의 재처리금지등이며 핵물질및 시설의 이동과 유지보수작업도 IAEA의 감시하에 놓여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앞으로 IAEA와의 협의과정에서 감시활동이 사찰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며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질적으로 사찰과 감시활동은 명쾌히 구분하기가 어려울 만큼 두가지는 같은 효과를 갖는다. IAEA는 북한의 자발적인 핵동결조치에 따른 감시활동은 핵안전협정의 사찰활동 범주에 포함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미 외교부성명을 통해 핵동결 조치를 발표했고 북·미합의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면서 이를 정치적 승리로 선전하고 있음을 볼때 IAEA의 감시활동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를 계기로 오히려 IAEA와 북한간의 관계가 개선될 소지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협정불이행에 따른 IAEA의 원조중단등 제재조치와 이에 반발한 북한의 IAEA회원국 탈퇴문제는 북한의 협정불이행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한 당장에는 번복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빈=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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