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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부르」의 장마크 바(명우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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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부르」의 장마크 바(명우명작)

입력
1994.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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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같이 깊은 우수 “압권” 바다의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 「그랑부르」는 프랑스의 신예 뤽 베송감독이 88년에 만든 작품이다. 59년 파리에서 잠수부의 아들로 태어난 뤽 베송은 청부살인업자의 이야기를 오락적인 터치로 다룬 「니키타」(90년)같은 작품을 감독하기도 했으나 91년에는 효과음악과 바닷속 화면만으로 독특한 수중미학을 구현한 「아틀란티스」(91년)를 발표, 바다에 대한 생애적 관심을 드러냈다. 

 수면 가득 넘실거리는 지중해의 빛, 바다에 감도는 거대한 고요, 그리고 그 바다에서 자맥질로 날을 보내는 아이들의 시적인 흑백영상으로 시작되는 「그랑부르」의 스토리 자체는 아주 단순하다. 잠수부였던 아버지를 바다에 잃은 자크(장마크 바분)는 청년 스쿠다이버로 성장해 유년의 친구였던 엔조(장 레노분)를 만난다. 둘은 무산소 잠수세계기록을 놓고 우정어린 경쟁을 펼치지만 엔조는 자크가 수립한 인간의 한계를 넘는 기록을 깨려다가 사고로 숨진다. 자크 역시 바다의 환각에 시달리다가 잠자리를 뛰쳐나가 차갑고 어두운 밤바다로 영원히 잠수한다.

 장마크 바가 전편에 걸쳐 연기한 자크의 심해 같은 우수, 고독, 슬픔, 그리움의 편린들은 이 「바다로의 귀환」을 논리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밤바다의 품으로 막 돌아가려는 자크를 말리며 그의 연인인 조안나는 『나는 여기에 있어. 사실이고, 존재하잖아』라고 부르짖는다. 장마크 바는 결국 영화 전편에 걸쳐 「피안의 꿈」을 연기했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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