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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경제」 선거패배로 “휘청”/거세질 공화입김 추진력 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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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경제」 선거패배로 “휘청”/거세질 공화입김 추진력 벽에

입력
1994.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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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등 시각차… 개혁골간 손댈지도 미중간선거에서의 참패로 「클린턴 경제」가 휘청거리게 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상하 양원의 다수당으로 등장하게 됨에 따라 클린턴대통령은 의회의 지원사격을 요하는 경제정책에서 종전과 같은 추진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그동안 민주당과 공화당은 경제정책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상충된 시각과 입장차를 보여 왔기 때문에 클린턴대통령으로서는 향후 경제정책 입안과정에서 소탐대실을 막기 위해 공화당의 「색깔」을 최소한이나마 수용해 줘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클린턴이 어쩌면 경제정책의 골간을 뿌리째 뜯어 고쳐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난 2년동안 이룬 경제적 성과가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클린턴정부 안팎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최대 이슈였던 이번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클린턴진영은 지난 2년간 총량경제의 성공사례를 줄줄이 나열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경제지표에는 무덤덤했고 체감으로 클린턴 경제를 판단, 낙제점을 줬다.

 의료보험개혁등 국내문제는 물론이고 대외통상문제에 있어서도 클린턴은 예전의 자신감을 갖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29일과 다음달 2일에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을 위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에 대한 의회 인준을 받아야 하나 공화당 일부의원들은 다음 회기로 연기해 신중하게 처리하자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클린턴은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10일(현지시간) 미키 캔터 무역대표부대표를 보브 돌 상원 원내총무에게 보내 협조를 당부했다. 물론 UR협정 인준은 공화당내에서도 자유무역이 긴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통과자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WTO체제로의 이행과정에서 3백여개의 미국내 관련법안을 손질하게 될 경우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이다.

 슈퍼301조등 대외보복조치에 있어서도 민주당과 공화당은 상당한 시각차가 있다. 미국의 경제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세계안보등 다른 부문에서 다소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인 반면 공화당은 안보와 경제가 균형을 맞춰야 하며 따라서 슈퍼301조등도 이를 고려해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북미자유무역협정·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등 각종 경제블록문제에 있어서 클린턴은 미국이 이에 적극 참여해서 관련블록들을 확대·강화하는 노선을 취해온데 반해 공화당은 미국의 이익을 고려해 보다 신중하게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결국 클린턴대통령은 경제정책을 근간으로한 자신의 모든 개혁구상을 재검토해 가면서 공화당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또다른 「경제위기」에 처한 것이다.

 클린턴은 결국 이번 선거의 패배를 통해 정부지표상의 경제와 일반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에는 큰 시각차가 있음을 자인할 수밖에 없게 됐고 따라서 앞으로 재선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경제정책의 철학과 노선을 다소라도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이같은 수정작업에서 양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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