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가 신화는 살아있다/공화돌풍불구 5명 전원당선 “저력”/에드워드부자 상·하양원서 나란히/존 서거 30주·올 재클린타계후 국민향수바탕 입지부활 미정계의 「로열 패밀리」 케네디가는 다시 일어서는가. 한동안 1세대인 에드워드 케네디의 고군분투로 꺼져만 가는듯하던 케네디가의 명성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다시 뜨겁게 타올라 명문가의 신화가 다시한번 되살아나고 있다. 케네디가는 이번선거에 총 5명이 출사표를 던져 에드워드 케네디의 상원의원직 재선을 비롯, 2석의 하원의원과 1석의 주의원을 거머쥐었으며 부지사로 출마한 로버트 케네디의 장녀 캐서린 케네디 타운센튜(43)가 막판 접전끝에 승리해 「전원당선」이라는 기적을 일궜다. 더구나 케네디가는 전원 민주당간판을 내걸었음에도 이번 선거에서 휘몰아친 공화당돌풍을 모두 잠재웠다.
사실 선거전까지 「케네디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1세대인 존과 로버트와는 달리 뚜렷한 대중적 인기를 업은 2세대가 보이지않았으며 기성정치권과 민주당에 대한 식상함은 정치가문인 케네디집안에 역효과를 자아낼 것으로 우려돼왔다. 대표적 사례가 케네디가의 대부인 에드워드(62)의 고전이다. 오랜 정객인 에드워드는 미국인들에게 「젊은 기수」로 각인된 케네디가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퇴물로 비쳐졌다.
그러나 역시 케네디가의 저력은 대단했다. 기지와 달변의 마술사인 에드워드는 롬니공화당후보와의 TV토론에서 단숨에 물길을 돌린후 상원의원 7선 위업으로 가문의 텃밭인 매사추세츠주를 지켰고 2세대들은 대거 정치권에 안착했다. 에드워드의 차남 패트릭(27)은 로드 아일랜드주 제1선거구에서 하원의원에 선출, 부자 동반당선이라는 기록과 함께 부자가 상·하원을 누비며 케네디가의 명성을 날리게됐다. 패트릭은 큰 삼촌인 존 F 케네디가 세웠던 최연소 하원의원당선 기록마저 깨는 기염을 토했다.
또 2세대그룹의 선발주자인 로버트 케네디전법무장관의 아들인 조셉 케네디(41)는 보스턴에서 하원의원에 무난히 재선, 상원을 향한 입지를 다졌으며 존 F 케네디의 여동생인 유니스 슈라이버의 아들인 마크 슈라이버(30)는 메릴랜드주의원 선거에 당선돼 외척 정치입문 1호를 기록했다.
이같은 케네디가의 부활은 1차적으로 가문의 후광과 개개인의 역량에 있겠지만 클린턴정부의 정책적인 측면과 무관치 않다. 지난 60년대 존 F 케네디대통령과 동생 로버트 케네디민주당대통령후보가 비명에 간뒤 케네디가는 상실한 미국민의 꿈과 이상을 상징해왔다. 그만큼 언론과 세인의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문에 막내 에드워드 케네디와 2세들의 잇단 추문은 가문의 명성을 잃게 했으며 케네디가의 신화는 꺼지고 마는가하는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하지만 부활의 기미는 젊은대통령 빌 클린턴이 케네디대통령시절의 이상을 새로운 정치비전으로 내세우면서부터 엿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 존 F 케네디대통령서거 30주년에 이어 올해 5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여사의 타계는 과거 빛나던 「케네디 향수」를 미국인들에게 되살리며 케네디가 신화재창조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언론들은 이번선거를 통해 케네디가의 정치생명이 성공적으로 2세대에 뿌리내렸다고 평가하고 케네디가의 명성이 다시 미국인사이에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케네디가의 인적자원」은 아직도 풍성하다. 가톨릭집안의 기풍에 따라 다산에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학벌도 출중해 유망한 예비 정치후보들이 줄지어있다.
케네디전대통령의 외아들 존 F 케네디 2세(33)와 딸 캐럴라인은 모두 정치입문 전단계인 법대졸업― 변호사활동을 하고 있다. 비록 어린 시절의 지울 수 없는 악몽과 계속되는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에 짐짓 정치와는 거리감을 두고 있으나 언제라도 정치판에 뛰어들 가능성은 남아있다. 또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츠제네거의 부인이자 존 F 케네디의 여동생 유니스 슈라이버의 딸인 마리아 슈라이버도 인기앵커로 이름이 높아 정치후보로의 변신은 얼마든지 가능한 상태이다.【특별취재반】
□미중간선거 특별취재반
▲워싱턴=이상석 정진석특파원
▲뉴욕=김수종 조재용 홍헌곤 김준형특파원
▲로스앤젤레스=박진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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