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대북관계 속도조절등 은근히 기대/여야,클린턴참패 충격… 분석엔 아전인수 여야는 10일 여소야대로 나타난 미국 중간선거결과를 모두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이같은 선거결과가 대한안보공약등 기존 한미관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앞으로 행정부 못지않게 의회차원의 외교가 중요시돼야 한다는 데에도 인식의 차이가 없었다.
여야는 그러나 미민주당정부가 주도해 온 북·미회담의 합의이행과 북·미관계개선의 속도조절문제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의 패배원인을 우리 국내정치에 대입시키는 부분에서 여야의 시각차는 두드러졌다. 여당은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나 야당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이라며 의미를 찾았다.
○…민자당은 이번 선거결과가 안보·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우리에게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의 단체장선거와 연관지어서도 『남의 나라 선거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이에 비해 민주계 일각에서는 『남의 일같지 않다』는 의견도 나와 흥미롭다. 클린턴미대통령과 김영삼대통령의 정치적 공통분모가 개혁이었다는 점을 주목하는 의견이다.
이만섭전국회의장은 『미국은 전통적으로 초당외교를 펴왔으므로 중간선거이후에도 대한정책은 그대로 지켜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의장은 이어 『이제 대행정부외교뿐 아니라 공화당을 상대로 한 의원외교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우리 정부도 더욱 일관성있는 외교정책을 펴야한다』고 주문했다.
박정수의원은 공화당의 보수적 분위기를 지적, 『의회가 북한의 북·미회담 합의이행여부를 철저히 챙길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승윤의원은 통상문제와 관련, 『공화당이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무역주의의 성향이 강하다』며 『이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면』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민주계인 강인섭의원은 『클린턴대통령이 개혁을 주창하면서도 미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무엇을 주지 못해 패한 것같다』며 『우리도 많은 교훈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미국공화당의 의회장악에 대해 우려와 기대의 상반된 시각을 동시에 갖고 있다. 민주당의 우려중 가장 큰 부분은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회담 합의의 이행문제이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보수정책노선이 북·미관계개선을 추구하는 클린턴행정부의 발목을 잡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조순승국회상공위원장은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의회의 제동으로 북·미합의서 실천이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홍사덕국회노동환경위원장도 『공화당이 대외무역정책및 대북관계에서 클린턴행정부에 어깃장을 놓을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홍위원장은 『공화당이 대외무역정책에서 자유개방형으로 알려져있지만 실제 통상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대여공세를 위해 반대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 민주당은 미국의 여소야대상황이 우리 국내정치적으로 정부여당에 경고의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집권당의 패배를 보면서 실정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부여당도 큰 위기감을 느끼지 않겠느냐』(박지원대변인) 『YS정권의 내일을 보는 듯 하다』(문희상대표비서실장)는 얘기들이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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