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막판 TV토론서 역전/부시장남등 명문가2세 신세대 돌풍/이란 콘트라사건주역 노스 끝내좌초/김창준씨 60%지지에 “나도 놀라”/마약복용혐의 배리전시장 재기/“새하원의장 감” 공화 깅리치 9선 미국의 유권자들은 정치거물들에게는 낙선의 고배를, 명문가 출신의 신세대들에게는 정치입문의 영광을 안겨 주었다. 이번 미중간선거에서 공화당 강풍에 휘청거린 민주당 거물들은 에드워드 케네디상원의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낙선했고 명문가 2세들은 선대의 후광과 참신한 이미지에 힘입어 대약진했다. 기성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변화에의 요구가 세대교체 바람을 몰고온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화제의 초점은 단연 6선의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상원의원(62)과 30년동안 미의회에서 활약한 토머스 폴리하원의장(65)의 재선여부였다. 이와 함께 「정치시인」으로 불리며 뉴욕주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현직 뉴욕주 주지사인 마리오 쿠오모(민주)의 재선여부도 커다란 관심사였다.
에드워드 케네디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정계퇴물 추방」을 슬로건으로 내건 미남 기업인인 공화당의 미트 롬니후보(47)에게 열세를 면치 못했으나 롬니후보와의 TV 토론에서 승기를 잡은 뒤 8백50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TV 선전공세를 편 끝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러나 마리오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막판 추격전에도 불구하고 결국 낙선했고 토머스 폴리하원의장은 낙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마리오 쿠오모뉴욕주지사는 선거 막판 반대당인 공화당출신의 줄리아니뉴욕시장으로부터 이례적인 공개지지를 받는등 선전했으나 조지 파타키후보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지난 12년동안 뉴욕 주지사를 세차례나 역임한 쿠오모의 패배는 이번 중간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치거물들이 잇따라 패배의 쓴 맛을 본 반면 정치거물 집안의 2세들은 가문의 후광을 업고 정계에 대거 진출했다.
조지 부시전대통령의 장남인 조지 부시2세(48)는 민주당의 여성 주지사인 앤 리처즈를 따돌리고 부시가의 고향인 텍사스에서 당당히 주지사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조지 부시2세의 동생인 젭 부시(41)는 안타깝게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하는 바람에 미국역사상 처음 나올 것으로 기대됐던 형제동시 주지사 당선기록은 무산됐다.
아버지인 에드워드 케네디와 함께 중간선거에 출마한 패트릭 케네디(26)는 로드아일랜드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부자가 상하원에 포진하게 됐다. 로버트 케네디의 아들인 조셉 케네디는 매사추세츠주 하원의원에 재선됐고 장녀 캐서린 케네디 타운센드(43)도 메릴랜드주에서 하원의원 당선이 유력해 케네디가 출마자 전원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란 콘트라 스캔들의 주역으로 클린턴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신랄히 비판해 출마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올리버 노스는 1천8백만달러의 선거자금을 쏟아부었으나 현직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인 찰스 로브(민주당)에게 패배했다.
지난 90년 마약복용 현장에서 잡혀 감옥살이까지 한 전워싱턴시장 마리온 배리는 언론의 인종차별적 공격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동정론과 흑인유권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워싱턴시장에 재선됐다. 워싱턴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흑인들은 배리의 움직일 수 없는 고정표임이 이번에 다시 확인된 셈이다.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인 뉴트 깅리치의원이 조지아주에서 당선, 40년만에 공화당 출신 하원의장이 탄생하게 됐다.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되고 현 하원의장인 민주당의 토머스 폴리의원이 낙선함으로써 깅리치는 하원의장 자리를 물려받게 됐다.이번이 9선.
깅리치는 보수성향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경 매파로 알려진 인물. 그는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공습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었고 보수주의가 풍미했던 레이건 전미대통령의 80년대를 「좋았던 시절」로 찬양한다. 이같은 극우적 공격성 때문에 그를 독재성향의 위험인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국계로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 41선거구에서 공화당후보로 출마한 김창준의원(55)은 60% 이상의 지지를 얻어 압승함으로써 재선에 성공했다.
김의원은 『당선은 확신했지만 이처럼 압승할 줄은 몰랐다』면서 『교포들의 성원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61년 미국으로 건너온 김의원은 설계회사「제이 킴 엔지니어링」사를 설립, 사업가로 성공했다. 김의원은 90년 다이아몬드바 시의원으로 선출돼 91년 윤번제 시장을 맡았으며 92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했다.
한편 오렌지 카운티의 가든 그로브시장에 출마한 정호녕 전가든 그로브부시장은 5명의 후보가운데 2위에 그쳐 낙선했다.
○…공화당 진영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봅 돌 공화당상원원내총무(71)는 선거결과가 발표된 뒤 기자회견을 통해 클린턴대통령과의 협력노선을 천명하면서도 시종 흥분한 모습. 이번 선거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돌총무는 오는 96년 대통령선거에서 그 누구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게 주위의 공통된 평가다. 지난 86년 선거 이후 8년동안 소수당 총무로 전락했으나 이번 선거에서 대승을 거둠으로써 다수당 총무로 복귀하게 된 돌의원은 그간 클린턴대통령의 실정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워싱턴 불도크」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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