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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외교·국정구상 “양손에 짐”/김 대통령의 「순방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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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외교·국정구상 “양손에 짐”/김 대통령의 「순방보따리」

입력
1994.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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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상황속 출발… 이번 나들이 정국운용과 결부/“내정전반 성찰 기회로” 강조/정국·민심 추스를 복안 관심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필리핀등 3국순방을 위해 10일 상오 출국하는 김영삼대통령의 양 손에는 두개의 짐보따리가 들려 있다고 볼수 있다. 하나는 물론 이번 순방의 최대목표인 경제실리외교를 위한 세일즈맨의 짐보따리다. 그리고 또 하나가 열흘후 귀국하면 맞게 될 국내정국상황을 어떻게 돌파하고 추슬러 나갈것인가 하는 국정운용 구상 보따리다.

 김대통령이 이번 순방을 국내상황및 정국운용과 결부지어 의미를 두고 있음은 지난 7일 무역협회가 주최한 경제인초청 환송만찬에서 한 연설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김대통령은 이 연설말미에 『이번 순방기간중 국정전반을 냉철하게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여정을 마치고 돌아와 새로운 각오로 국민여러분과 함께 국가건설에 저의 신명을 바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밖에서 보면 더 잘 보인다는 말 그대로 외국에 나가 변화된 국제환경을 몸으로 체득하면서 우리 국정을 새롭게 들여다 보겠다는 뜻이며  아울러 귀국후 국민들에게 느낀 것을 메시지로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취임후 그동안 외국순방에서만 돌아 오면 예기치 않은 사태에 봉착,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곤 했다. 취임후 첫 외국나들이였던 지난해 11월 미시애틀 APEC정상회의참석및 미국공식방문에서 돌아오자마자 쌀시장개방 파동에 휘말려 국정이 뒤뚱거리기 시작하는 단초가 됐다.

 올해도 지난 3월 일본과 중국방문에서 돌아 온 직후 정부의 외교정책 혼선이 도마에 올라 한동안 애를 먹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출국전부터 정국상황이 좋지 않은게 사실이다. 잇단 사건·사고의 여진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판국에 정기국회는 야당의 12·12총공세로 공전상태다. 이 공전상태는 김대통령이 귀국할때 까지 정상화하지 않을 전망이며 자칫 김대통령이 직접 풀어야 하는 경우까지 상정할수 있다. 대통령으로서는 텅빈 국회를 뒤로 하고 떠나야 하는데다 당장 출국환송식에 초청받은 이기택민주당대표가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 모양이 더 안좋게 됐다. 김대통령의 지난번 만찬연설에 한편으로는 이영덕국무총리 김종필민자당대표 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등에게 성수대교 붕괴참사 수사마무리부터 시작해 국회운영등 국내문제의 가닥을 잡아 놓을 것을 당부하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청와대는 민주당이 여론에 몰려 내주초에는 등원할 것으로 기대섞인 전망을 하고 있지만 국회가 어떤 모습일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만약 귀국때는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해도 그때의 정국이슈는 추곡수매가와 수매량이 포함된 새해 예산안과 세계무역기구(WTO)가입비준동의안 처리문제가 돼 있을 것이다. 만만치않은 현안과 난제가 지난 몇차례 출국때와는 달리 미리부터 예고돼 있는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을 게 확실한 정기국회 폐회후에는 대폭개각등 여권진용개편이라는 숙제가 또 기다리고 있다.

 김대통령이 들고 나가는 두개의 짐중 세일즈맨 보따리야 당연히 무겁겠지만 국정운용구상보따리도 역시 무거울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이 귀국하면 평소의 정치스타일대로 뒤나 옆을 안돌아보고 앞만 보고 나갈 것』이라며『순방에서 느낀 것을 국민에게 전하고 실행에 옮기는데 전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순방결과」를 가지고 그동안 흐트러져 있던 정국과 민심을 추스를 것이란 얘기이다. 김대통령이 밖에서 「냉철하게 돌아볼」국정전반은 어떤 모습일 것이며 주도적으로 끌어가려고 할 국정운용구상은 또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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