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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 겉은태연 “내부 소용돌이”/잇단 발언파문… 분위기 어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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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 겉은태연 “내부 소용돌이”/잇단 발언파문… 분위기 어수선

입력
1994.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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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계,「합당원죄」 지적에 충격/“개혁·비개혁구도 물갈이” 논의 민자당이 어수선하다. 지난 1일 노재봉의원의 발언파문에 이어 8일에는 허화평의원이 12·12에 대한 옹호입장을 표명하는등 여권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있다. 특히 두 의원의「작심발언」은 서로 다른 소재이지만 모두 여권의 주도세력인 민주계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의 발언은 민정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동시에 3당합당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노출시켰다. 현 정부 출범이후 잠재해있던 여권내의 불만이 나타나는 징후로 풀이되기도 한다.

 허의원의 발언에 대해 민자당은 일체 공식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노의원의 경우도 발언수위에 비춰 볼 때 무대응이나 마찬가지였지만 발언직후 당지도부 의 경고와 유감표시 정도는 있었다. 그러나 허의원의 문제는 9일 열린 당무회의 에서도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허의원이 12·12의 당사자로서 신상발언을 했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당지도부의 공식대응이 없었지만 비공식 반응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민주계는 노의원 발언때보다 허의원의 발언에 더욱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허의원의 발언이 신상발언이고 비판의 수위도 낮았다는 사실을 들어 태연해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꺼풀 벗기면 허의원 발언에서 더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노의원 발언이 돌발적인 것이었다면 1주일만에 튀어나온 허의원 발언은 그 연속선상에서 이뤄진 셈이다. 더욱이 노의원이 주로 외교통일정책을 비판한데 비해 허의원은 민자당의 태생적 한계를 정면으로 짚었다.『12·12가 반란이라 면 반란군인 민정당을 뿌리로 갖는 민자당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다. 현재의 여당, 특히 개혁세력을 자임하는 민주계의 가장 아픈 대목을 건드렸다. 물론 많은 민정계 의원이 하고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한 민정계 의원은 『12·12 당사자로서 할 말을 한 것일뿐』이라고 긍정평가했다.

 그러나 한 민주계 당직자는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12·12를 했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12·12를 바라보는 민주계의 부정적 시각이기도 하고 발언 자체에 대한 불만이기도 하다. 다른 민주계 의원은『우리라고 12·12를 잘했다고 하겠느냐』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시각에도 불구하고 민주계의 입장은 노의원 발언때와 마찬가지로 일단 덮어둔다는 것이다. 현단계에서 이들 발언을 문제삼을 경우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상황판단때문이다.

 그러나 민주계는 잇단 발언파문에서 드러난 민자당의 한계를 더 이상 지나칠 수 없다는 인식에 도달한 듯하다. 각종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이같은 균열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느끼고 있다. 민주계내에서는 이같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구분없이 개혁과 비개혁의 구도로 「물갈이」를 가속화하는 방안등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민자당내에는 합당부터 지금까지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등장해 왔다. 잇단 발언파문을 계기로 민자당의 「합당원죄」는 앞으로 증폭될 수도, 청산될 수도 있기에 과연 어느 방향으로 가게될지 주목된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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