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1백33사… 조총련계가 중심/섬유·호텔·골프장 운영등 다양 남한기업들이 핵문제에 얽혀 북한에 전혀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사이에 일본 프랑스등 1백40여 외국기업들이 북한에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머뭇거리는 동안에 외국기업들은 먼저 터를 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북한에 1백33개에 달하는 기업을 설립해 놓고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무역진흥공사와 럭키금성경제연구소가 입수한 「북한내 진출기업의 활동상황과 최근동향」에 의하면 북한이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합영법을 발표한 83년이후 지난해말까지 북한내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는 외국기업은 모두 1백4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진출한 기업의 국별분포는 일본이 1백33개사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중국이 3개, 러시아소속 기업이 4개였고 프랑스와 덴마크 호주등에서도 북한에 각각 1개씩의 기업을 설립했다. 특히 미국국적을 가진 교포도 북한에 조선샘물주식회사라는 합영기업을 차려 신덕샘물 개발 및 판매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북한에 진출한 기업들은 대부분 시험적인 투자로 규모면에서는 그리 크지 않지만 경공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의 한 기업이 양강도호텔사업을 하고 있고 중국기업들은 식당이나 항만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북한내 외국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조총련계 일본기업들은 섬유 전자 광업 수산물가공 무역 차량수리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동중이다. 일본기업중에는 특히 칠성합영회사와 평양합영골프연습장등 두개의 기업을 차려놓고 골프연습장까지 운영중인 기업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에서 활동중인 외국기업들은 현재 사업 초창기이어서 성공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섬유 신발 악기등을 생산하고 있는 5개 일본기업은 성공적인 경영으로 앞으로 북한에서의 사업영역을 대폭 넓혀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북한내 합작기업은 평양피아노합작회사. 이 회사는 북한의 평양악기총회사와 일본의 조총련계인 PACO유한회사가 44대56의 합작비율로 8천만엔을 투자해 89년11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피아노 생산회사다. 평양시 만경대에 있는 이 회사는 피아노를 연간 1천5백∼2천대씩 생산해 PACO와 GRACE라는 상표로 일본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기업은 이 회사가 성공적으로 운영되자 금명간 생산규모를 연산 5천대로 늘려 남한에도 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고급기성복을 만드는 아방갤러리, 점퍼와 와이셔츠를 생산하는 모란봉합영회사, 만경대신발합영회사, 국제화학합영회사등도 북한내에서 성공적으로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계 기업들이다.
최근들어서는 특히 북한이 적극적인 대외개방정책을 펴자 일본은 물론 유럽과 미국기업들이 북한진출을 적극 추진중이다. 일본의 1백여사가 곧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독일은 북한에 무역대표부를, 네덜란드 국제은행은 합작은행을 각각 설립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다국적기업인 모토롤라사는 물론 코카콜라까지 북한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시키는등 외국기업들의 열기가 뜨거운 상태다. 우리 동포가 살고 있는 북한이 각국의 치열한 선점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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