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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도 “제2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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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도 “제2전성기”

입력
1994.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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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활약 M&A 큰손들 다시 활동개시/월가 20∼30대 젊은 금융인들도 눈부신 활약 미국경제계에 기업간 인수합병의 물결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에는 제약·화학분야의 대기업인 아메리칸 홈 프로덕트사가 동종기업인 아메리칸 사이나미드사를 97억달러(한화 약 7조7천6백억원)에 인수, 관심을 모았다. 이 거대한 거래의 성사는 그 자체로도 커다란 화제가 되고 있지만 미국 언론과 인수합병 관계자들의 또다른 관심은 거래를 실질적으로 성사시킨 인물이 과거 80년대의 인수합병흐름을 주도했던 에릭 그리처(54)라는 점에 쏠리고 있다.

 에릭 그리처는 모간 스탠리사의 인수합병팀에 몸담고 있으면서 86년 로널드 페렐맨의 레브론사 인수업무를 맡았었고 다국적 석유화학기업인 텍사코사가 합병도전에 직면했을때 이를 물리치는데 공헌을 했던 인물이다. 89년 모간 스탠리를 떠난뒤 그는 조그만 인수합병전문회사를 꾸려나가며 재기를 노려왔다. 사이나미드를 인수하기 위해 골머리를 짜내던 아메리칸 홈 프로덕트의 최고 경영진들은 에릭 그리처의 이름을 기억해냈고 결국 그는 97억달러짜리 대흥정을 훌륭하게 성사시켜 과거의 명성을 다시금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최근 이뤄진 인수합병들이 대부분 20∼30대의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에 의해 주도된 것에 비춰보면 50대 중반에 다다른 에릭 그리처의 이번 활약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에릭 그리처의 재기는 이미 한물 간것으로 여겨지던 인수합병 레이더스들이 최근 대규모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면서 다시 전면에 부상, 80년대와 같은 인수합병 회오리를 재현시키지 않을까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90년대 초반 완전히 수그러드는가 싶던 인수합병이 다시금 위력을 발휘하면서 무대전면에 재등장한 80년대 스타들은 에릭 그리처만이 아니다. 로버트 그린힐, 조세프 페렐라같은 거물들 역시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메리칸 홈 프로덕트에 인수된 아메리칸 사이나미드는 아메리칸 홈 프로덕트사의 전격적인 인수제의를 받기 직전까지 영국의 스미스클라인 비챔 PLC사와 수십억달러규모에 이르는 자산교환흥정을 벌이고 있었다. 사이나미드에 대한 컨설팅업무를 담당하면서 이 흥정을 주도한 사람은 모간 스탠리의 조세프 페렐라(52)이다. 지난 가을 모간 스탠리에 들어온 페렐라는 산도즈사가 이유식으로 유명한 식품회사 거버사를 37억달러(한화 약 2조9천6백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키는등 짧은기간에 굵직굵직한 업무를 수행, 이 회사의 인수합병담당 최고경영진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 사이나미드와 자산교환협의를 벌이고 있던 스미스클라인 비챔 PLC는 페렐라의 친정인 와서스타인 페렐라사의 조언을 받았다. 현재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와서스타인 역시 80년대 최고의 인수합병스타로서 미국인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인물이다. 언론의 지대한 관심속에 5개월동안 벌어졌던 난투극끝에 결국 지난1월 파라마운트사를 인수한 텔리커뮤니케이션회사 바이아콤의 배후에는 로버트 그린힐(58)이라는 또 한명의 돌아온 스타가 있었다. 그는 70년대초반 모간 스탠리사에 인수합병부서를 만든이래 에릭 그리처등 숱한 인수합병스타들을 배출하며 인수합병의 대부로 군림해오다 지난해 모간 스탠리를 떠났었다.

 미국 언론들과 인수합병전문가들은 인수합병과정을 주도해나갈수 있는 추진력과 판단력, 금융 및 법률관계자들을 주무를 수 있는 경륜을 갖추고 있는 이들 80년대의 스타들이 과연 90년대에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될 것인지 흥미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뉴욕=김준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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