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공단·금강산개발 “기대”/구상무역·3국간거래등 복합무역도 활기띨듯/합작사업/경쟁력 상실한 업종 이전… 투자진출 발판전망/「삯바느질」차원 넘어 “보완역”/설비반출▷합작사업◁
중소규모의 남북한 합작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김영삼대통령이 북한내 점진적인 투자허용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그동안 정체상태에 빠졌던 우리 기업들의 대북합작사업이 분명한 모양을 갖추게 된 것이다.
정부가 건당 5백만달러이하의 합작사업을 시작으로 북한내 투자를 허용할 방침이기때문에 그동안 50여기업들이 추진해온 1백여 대북투자사업들이 일시에 시작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핵문제로 남북경협이 냉각기에 접어든 지난해 3월이후에도 꾸준히 늘어온 남북한간 임가공사업은 이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게 될 전망이다. 남한의 원자재를 북한으로 들여가 북한 노동자들의 손으로 완제품을 만드는 현재의 임가공사업이 남한의 설비로 물건을 만드는 단계로까지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남한의 기술진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기술지도와 생산품에 대한 품질검사까지 남북한이 함께 하는 한차원 높은 남북임가공사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재계는 정부의 이번 부분적인 대북투자허용이 상황진전에 따라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김정일체제에 들어서도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등 대남경협전담창구를 만들어 놓고 국내기업과 꾸준히 접촉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대북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우그룹이 추진한 남포공단 개발사업과 현대그룹이 관심을 높이고 있는 금강산개발사업, 럭키금성그룹이 북한측의 요청을 받아놓고 있는 정유공장 개보수등 북한내 노후시설 개체사업등 대규모 합작사업들도 금명간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간에 부분적인 합작사업이 시작되면 이미 국내기업들의 부분적인 참여가 명시된 경수로사업은 물론이고 화학 직물 농수산물 및 비철금속 건자재등의 구상무역이나 3국간거래등 복합교역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이종재기자】
▷설비반출◁
위탁가공설비의 반출이 허용되면 지금까지 북한의 단순 노동력을 이용하는 「삯바느질」수준의 경제협력이 남북한간 경제발전 단계상 차이를 상호 보완하는 차원으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가공설비반출의 진전속도에 따라 본격적인 대북투자진출의 성공가능성을 판단하는 가늠자역할도 겸할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는 생산한 물품을 국내 또는 해외로 지속적으로 가져 나올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정부차원에서 먼저 마련돼야 가공설비의 반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는 위탁가공설비의 반출이 가장 유력한 분야로 면방적 신발 봉제 염색(침염)등으로 꼽고 있다.
이들 분야는 국내의 임금상승으로 국제경쟁력을 상실, 산업구조 조정차원에서 설비의 해외이전이 불가피한 분야다. 국내 면방적·신발업계는 이미 몇년전부터 중국이나 베트남등지로 설비 자체를 뜯어 옮기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유수의 면방업체 B방적의 경우 지난 93년 베트남 하노이근교에 2천만달러어치의 설비를 이전, 성공적인 투자사례로 꼽히고 있다. 1천7백명가량의 베트남 근로자를 고용한 이 공장은 평균 임금이 50달러 수준에 그쳐 올들어 경상이익이 총 투자액에 맞먹을 만큼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
업계관계자들은 만약 북한으로의 설비반출이 허용될 경우 중국이나 베트남등과 비교할 때 임금수준만으로 따질 수 없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91년이후 위탁가공을 통한 반입누계 규모가 1천7백만달러를 웃돌만큼 급속도로 진전된 가장 큰 이유는 북한근로자들의 작업열의와 솜씨가 남한 수준에 거의 맞먹을만큼 정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위탁가공용 설비반출은 92년 코오롱상사가 양말편직기 2백대를 제3국 경유형태로 보낸 것이 유일할뿐 핵문제돌출이후 전면 동결된 상태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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