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만명 동원 “참빗작전” 호들갑/수차례 산악수색 은신처 지나쳐 법정증인가족 보복살해범 김경록(26)이 사건발생 27일만인 6일 목매 숨진 시체로 발견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찰수사는 싱겁게 마무리됐다.
이번 사건은 수사당국의 증인 보호 문제점과 경찰 수사력의 개선이 시급함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었다.
경찰은 사건발생 직후인 지난달 11일 경기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설치, 단일 사건으로는 유례가 없는 연인원 30여만명을 동원해 가택및 산악수색을 벌였다. 그것도 모자라 현상금을 내걸고 전국 반상회까지 열어가며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한 3백4개소의 검문소를 수도권 일대에 설치하고 시체가 발견된 6일 하오까지도 차량 일제 검문검색을 계속했다. 밀항가능성에도 대비해 1천6백48척의 출항선박을 수색하는등 도주로 차단에 안간힘을 쏟았다.
연일 계속되는 검문검색 강화로 수도권에서는 출퇴근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리는 곳이 많아 시민들이 큰 불편에 시달려야 했다. 또 추가범행을 두려워한 범인 주변의 인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주민들도 극한상황에 처한 범인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밤길가기를 두려워하고 해만 지면 가게문을 걸어잠그는등 극도의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경찰의 이같은 호들갑 수사에도 불구하고 김의 시체는 도토리를 주우러간 시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더욱이 7일 실시된 부검결과 김은 지난달 26일에서 30일사이 자살한 것으로 밝혀져 최소한 사건발생후 보름이상을 은신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물샐틈 없다고 호언한 경찰의 가택및 산악수색이 「구멍 뚫린 그물수사」였음을 반증해준 꼴이 됐다.
시체발견지점은 김이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목돼 경찰의 가택 및 산악수색이 집중됐던 곳으로 지난달 11일 김이 마지막 통화했던 성남 모란시장과는 불과 3거리였다.
김이 15일이상 은신해 있었던 이곳을 대상으로 경찰은「참빗작전」을 벌인다고 인근 24만8천여세대의 호구조사와 3백70여명에 달하는 주변 인물등 연고선 추적을 계속해왔다. 경찰의 시체부검 결과대로 김의 자살이 1주일정도 전이었다면 김이 이 산 속에 숨어있을 때 거듭됐던 참빗수색은 어떻게 된 것인가. 자살한 후인 지난 2일에도 이 일대에 대한 산악수색을 벌였으나 시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견까지 동원한 대규모 수색도 수박 겉핥기식이었음을 드러낸 수사였다.【황양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