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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KBS 공동제작 다큐 「아시안 하이웨이」(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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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KBS 공동제작 다큐 「아시안 하이웨이」(TV평)

입력
1994.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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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못살린채 “허둥지둥”지나쳐다큐멘터리에서 주제의 명확성과 현장감의 적절한 조화는 재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주제의식이 부족하면 속빈 강정이 되기 일쑤고 현장감이 못미치면 드라마를 보는듯 리얼리티가 떨어지기 쉽다.

 KBS가 매주 일요일(1TV 하오5시30분) 방송하고 있는 NHK―KBS공동제작 다큐멘터리 「아시안 하이웨이」(10부작)는 현장을 직접 돌아본 작품이었지만 주제를 명확히 표출해내지 못함으로써 주마간산식 로드다큐멘터리에 머무르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시작해 이란과 터키의 국경까지 이어지는 도로, 일명 아시안 하이웨이에 걸쳐있는 10개국을 따라 진행되고 있다. 60분의 한정된 시간에 한나라의 모든 것을 담는 것이 무리였는지 제작진은 이들 나라들이 대부분 전쟁을 겪었다는 점을 중시해 전쟁이 남긴 아픔과 그 속에서 고통받는 인간들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3편(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이 방송된 현재까지 이 다큐멘터리는 보여주려했던 의도를 명확히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비록 로드다큐멘터리지만 길을 따라 이동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많고 그 와중에서 접하는 에피소드들이 성의없이 다뤄져 여행하는 차속에서 차창밖을 바라보는 수준을 크게 넘지 못한 모습이었다.

 특히 첫회인 베트남편에서는 개발도상국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농민의 도시집중현상을 호치민시로 무작정 떠나는 젊은 3형제를 내세워 전쟁의 후유증이라고 강변했다. 또 베트남 미래의 핵인 호치민시를 심층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버스터미털 부근만 대충 돌아본채 허둥지둥 다음 행선지로 떠나는 불성실함을 보였다.

 「실크로드」를 만든 NHK라고 항상 좋은 작품만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제작비 10% 출자로 공동제작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어 함께 만든 작품인 것처럼 과대포장한 KBS는 지나치게 흥분한 감이 없지 않다.【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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