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받은 기업들 방북 서둘러/해외지사에 준비지시… 중단된 합작사업성사 최우선/재계측 준비/남 평양선호·북선 나진-선봉고려… 막후협상 불가피/재벌들 “영업거점마련” 적극적/기업사무소▷재계측 준비◁
김영삼대통령이 7일 「경영인과 기술진의 북한방문 허용」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남북경협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로 풀이된다. 남북관계에 핵구름이 걷힌 상황에서 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당초의 정부방침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남북한간 경협을 확대해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한뒤 자연스럽게 통일무드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기업인의 북한방문 허용으로 가시화된 것으로 재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가 기업인의 북한방문을 허용하고 김정일체제에 들어선 북한도 다시 국내 기업인들을 초청하는등 남북한 관계에 새로운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어 남북경협이 새로운 차원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가 남북한 경협에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는 시점에 맞추어 북한도 대남경협을 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는 따라서 남한의 기업인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핵문제등으로 얽히고 설켰던 남북경협의 고리가 풀려 앞으로의 남북경협은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과 자원을 결합하는 형식으로 진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대통령의 기업인 방북허용방침에 가장 고무된 경제인은 북한으로부터 이미 초청장을 받아놓고 이제나 저제나 정부의 분명한 방침만을 기다리고 있던 기업인들. 현재 김우중대우그룹회장과 장치혁고합그룹회장 박성철신원그룹회장등 주요그룹 총수들과 현대 삼성 럭금 선경 코오롱 미원등 각 그룹들의 총수나 전문경영인들이 북한으로부터 개인 또는 기업이름으로 초청장을 받아놓고 있다. 북한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은 이들 38명의 경제인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북한을 방문해 그동안 추진해온 합작사업들을 성사시키기로 하고 통일원등 관계당국과의 접촉에 나서는 한편 북경 홍콩등 해외지사에 방북에 따른 준비작업을 서둘 것을 지시했다.【이종재기자】
▷기업사무소◁
기업사무소설치는 남북경협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남북관계를 한 차원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업주재사무소설치는 「남한사람의 북한 상주」를 의미한다. 이는 분단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는 연락사무소를 교환설치하는게 국제관례다. 북한기업의 남한사무소설치도 동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 사람의 남한상주」도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북한은 우리기업에 대해 사무소설치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고민발)가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사무소설치에 무척 적극적이다. 다만 남북경협과 핵문제를 연계하여 추진한다는 원칙때문에 추진이 중단되었을 뿐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핵문제가 해결될 경우 서울과 평양에 경제대표부성격의 「경제사무소」교환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사무소설치허용은 정부차원의 경제사무소설치를 위한 사전준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은 이미 한국기업의 북한주재사무소 설치요강을 공표한 바 있다. 북한은 그러나 주재사무소는 단순 연락업무와 상담만 하되 영업할동을 직접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경제특구인 나진―선봉지구에 사무소설치를 우선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정부는 북한사무소설치와 관련, 상주요원은 5명이내로 하고 체류기간을 1년6개월단위로 허용한뒤 이를 갱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우리기업들은 나진·선봉보다는 평양을 선호하고 있어 막후협상이 불가피하다. 무공은 이미 북측과 사무소설치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고 삼성 현대 대우등 재벌그룹들도 영업거점 마련을 위한 사무소설치에 아주 적극적이다.【이백만기자】
▷남북경협 일지◁
◎91년7월 남한쌀 6만5천가마 북반출/92년7월 북부총리일행내한 산업시찰/94년3월 부산∼청진 직항로 첫 취항/94년6월 대북한 투자계획 전면유보
△84.9.8:북한적십자사 제의로 북한수재 물자 인수
△84.11.15:제1차 남북경제회담, 쌍방교역품목 제시
△88.7.7:노태우대통령 남북관계특별선언(교역문호개방 천명)
△88.12.20:현대 북한산 모시조개 첫 반입
△89.1:정주영현대그룹회장 방북, 금강산공동개발등 경협합의
△89.2:효성물산 남북직항로로 북한산 무연탄 반입
△89.7:코오롱상사, 북한 대성은행과 첫 신용장개설(북한이 최초로 공식 인정한 남북거래)
△90.8.1:남북교류협력법제정 및 교류협력기금 설치
△91.1:한국산 원산지표시상품 북한에 첫 반출
△91.7:남한쌀 6만5천5백가마 북한 반출
△92.1.8:코오롱상사 북한산 가방 임가공형식으로 첫 반입
△92.1.16:김우중대우그룹회장 방북, 남포공단 건설합의
△92.7.19∼25:북한 김달현부총리일행 남한방문산업시찰
△92.10.6∼9:대우그룹 남포조사단 방북
△92.10.14:남한조선노동당 간첩사건으로 정부, 대북경협 당분간 중단키로
△92.12.7:북한 김달현부총리 삼성 럭금 대우에 4차 7개년계획 참여공식요청
△93.3:북한 NPT탈퇴결정으로 남북경협 위축
△93.5.12:한완상부총리,「남북직항로 개설 추진」발표
△93.6.5:정부, 미원그룹에 대북 무환거래 첫 승인
△93.8.28:한국플라스틱조합, 북한 신덕샘물 도입 계약
△94.3:한국특수선, 중국연변항운공사와 공동으로 부산∼청진 직항로 첫 취항
△94.4.19:삼선해운, 부산∼청진 정기직항로 취항
△94.6.2:유엔의 대북제재땐 북한과의 임가공무역을 중단한다는 정부결정으로 대북투자계획 전면유보
△94.7.8:김일성 사망
△94.8.12:북미 3단계 핵회담 원칙합의
△94.10.18:북미 핵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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