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동유럽국가들은 지난달말 룩셈부르크에서 공동 외무장관회의를 갖고 동유럽국가의 EU가입문제를 논의했으나 가입 일정표를 짜는데는 실패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달말 다시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여기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독일은 12월9일 예센시에서 열리는 EU정상회담에 동구권 정상들을 초청할 방침이다. EU의 확대는 오히려 프랑스와 독일간의 심각한 이해충돌을 초래, 유럽통합을 위협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독일은 냉전종식이후 유럽의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EU의 확대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반면 프랑스는 통합의 수준을 심화시키는데 주력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독일은 EU가 동쪽으로 확대되면 중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있고 동서가 또다시 분열, 독일이 최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여긴다. 한 독일학자는 유럽에 프랑스·독일·폴란드의 「신삼각구도」를 건설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다시말해 독일이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유럽의 정치무대에서 주도권을 행사해온 프랑스가 양날개의 한쪽 위치를 감수하려 들 것인가. 미테랑프랑스대통령은 최근 스페인의 곤살레스총리와 만나 『모순구조가 이미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기필코 그것이 치명적 위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남부유럽은 EU의 동방 중시정책 추구에 불만이다. 한 스페인 관리는 『동유럽이 받는 원조는 남부유럽의 5배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막대한 노동력을 가진 남부유럽에도 지원을 늘려 균형을 회복해야한다』라고 주장한다.
EU의 두축인 프랑스와 독일이 유럽통합을 앞두고 이해가 상충되는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주목된다.<11월4일자>【정리=유동희북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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