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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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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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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구멍으로 둑도 무너지고, 바늘구멍으로는 황소바람이 들어온다고 한다. 성수대교 추락참화의 원인도 알고 보니 너무나 작은 소홀함 때문이어서 어이가 없다. ◆대한토목학회 사고조사반의 결론이 5∼6번교각의 트러스 수직재에 대한 용접을 설계보다 2㎜ 얇게한 용접불량 때문이었다는게 아닌가. 수직재부위의 용접을 X형으로 하지 않고 I형으로 한 탓도 아울러 지적되고 있긴 하지만, 결국은 사람 눈곱 두께정도에 불과한 만큼의 부실시공에서 나라가 뒤흔들릴 정도의 일파만파도 비롯되었던 셈이다. ◆한번쯤 돈으로 따져 봐도 이런 바보스런 소탐대실이 또 없다하겠다. 용접을 2㎜ 얇게 해 얻었던 이익이란 불과 몇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잃은 것이란 꼽기가 두려울 지경으로 엄청나다. 우선 희생된 고귀한 사람의 생목숨값등은 제쳐둔다 쳐도 다리재건설비용 1천5백억원에다 붕괴3개월의 교통피해만도 6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계가 나온 바 있었다. ◆또 다리를 재시공·헌납하거나 엄청난 수습비용을 부담하게 될 시공자 동아건설측의 피해는 가히 천문학적인 수치가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내에서의 그런 비용 부담말고도 1백50억달러짜리 리비아 3단계 대수로공사나 30억달러짜리 사우디통신공사의 계속 수주나 수주협상등마저 위태로워지고 있어 피해가 첩첩산중이라는 것이다. ◆이런 「건설한국」의 국제적 위기와 함께 나라 체면이나 국민적 자존심손상이야 어찌 값으로 따질 수 있겠는가. 그래서 「2㎜의 현장」을 차라리 역사적 교훈삼아 영구보존하자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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