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탄종유」정책 악순환 가속/공장가동률 30%이하 급감 북한의 에너지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북한은 석탄·석유·전력등 모든 에너지원들이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 올 초 40%정도이던 공장가동률이 하반기 들면서 30%이하로 떨어지는등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다행히 북한은 제네바 북·미간 핵협상타결로 앞으로 경수로를 지원받는 한편 대체에너지로 중유를 공급받기로 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같은 에너지난은 극심한 식량난과 함께 북한체제가 당면한 최대 선결과제로서 북한 스스로가 에너지정책의 전면 수정을 포함한 과감한 개방정책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주체경제」노선에 따라 외국으로부터 전량 수입해야 하는 원유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대신 석탄에 에너지수요의 70%이상을 의지하는 이른바 「주탄종유」의 에너지정책을 추진해왔다.
현재 북한지역에는 무연탄 1백17억4천만톤과 갈탄을 포함한 유연탄 30억톤등 약 1백50억톤의 석탄이 매장돼 있으며 이중 채굴가능한 양은 79억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이같은 자원을 최대한 활용, 자립경제를 구축한다는 목표아래 북한 전역에 1백개 이상의 「중앙규모」탄광을 개발·운영하는 한편 각 지방별로 약 5백여개의 중소탄광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통일원은 이같은 석탄매장량과 탄광시설등을 감안할 때 실제로 북한의 연간 석탄생산량은 약 3천5백만톤 정도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당 6기21차 전원회의를 통해 3차 7개년계획(87∼93년)기간중 석탄생산 실적이 86년보다 1.4배(연평균 4.9%) 증가해 생산목표의 90%이상을 수행했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90년대 들면서 북한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태에서 재정악화로 신규 탄광건설에 대한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데다 채굴장비의 노후화, 갱도심화등 채탄환경마저 열악해짐으로써 이 기간중 실제 연평균 계획수행률은 34·9%정도에 머문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86년 3천7백50톤이던 북한의 석탄생산량은 93년에 와서 2천7백10만톤으로 27.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석탄생산량의 감소는 연쇄적으로 다른 에너지난을 가중시키는 직접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북한의 총 발전시설용량 7백14만2천㎾(수력 4백29만2천㎾, 화력 2백85만㎾)중 실제 발전량은 전년보다 10.5% 감소된 2백21억KWH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5백∼6백억KWH로 추정되는 북한의 연간 총 전력수요량의 37∼44% 정도에 불과해 심각한 전력부족현상을 입증하고 있다. 북한은 이에따라 전력난해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3차7개년계획 시행연도부터 착수한 북한 전역의 수·화력발전소 건설추진 실적이 극히 저조한데다 ▲발선설비 및 송·배전시설의 노후화 ▲에너지 관리기술의 낙후로 인한 전력손실 증대 ▲석탄공급부족등으로 당분간 호전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원유 의존도는 전체 에너지수요의 8.1%에 불과하지만 석유만을 사용해야하는 수송 및 농수산업분야의 타격은 심각하다. 북한의 원유 도입량은 89년부터 매년 감소추세에 있으며 지난해 경우 정유시설 가동능력은 총 3백50만톤이었지만 연간 원유공급량은 1백36만톤에 불과해 정유시설 가동률은 43%수준에 머물렀다. 더욱이 북한은 중국과의 거래시 국제가격보다 50%정도 싼 「우호가격」으로 원유를 도입하는 한편 원유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경화부족으로 인해 원유의 안정적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이같은 북한의 에너지난과 관련,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지난 3일 전남 영광 원자로4호기 건설현장을 시찰하는 자리에서 『북한 경수로 건설계약이 체결되기 이전에 남북한은 에너지 공동체를 형성키 위한 새로운 협의체 또는 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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