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래세대와 통일/민병용(남과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래세대와 통일/민병용(남과북)

입력
1994.11.07 00:00
0 0

 은은한 남국의 신비를 지닌 자카르타에서 21세기를 준비하는 동양인회의가 열렸다. 「미래시대」(FUTURE GENERATIONS)라는 주제로 개최된 자카르타포럼(10월27∼28일)에는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파푸아뉴기니등의 교수 사업가 종교인 외교관 언론인등이 참가해 발표를 했다. 방청석은 인도네시아의 젊은 대학생들이 가득 메웠다. 발표자에 대한 질문도 때로는 충고처럼 다양했다. 『일본은 왜 경제대국으로만 남으려 하는가』 『한국은 오늘 통일을 위해 무슨 준비를 하고 있나』 『인도네시아의 언론자유는 언제 꽃피울 것인가』 『동양권의 미래세대를 위해서 정치 문화 언론 그리고 교육이 어떠한 역할을 맡아야 하나』등이었다. 「미완의 거인」 「문명의 십자로」라 불리는 인도네시아의 신세대들은 21세기의 지구촌시대를 위한 책임분담론까지를 생각하고 있어서 대견스러웠다.

 그즈음 인도네시아정부는 11월15∼16일 보고르에서 열릴 아·태경제협력(APEC)정상회담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TV나 신문은 연일 경호회의를 보도했다. 한편 도심에서 만나는 이들마다 『서울에서 왔느냐』며 한국의 경제성장을 부러워했다. 그리고는 『한국인을 좋아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어떤 이는 북한과 미국의 합의서 서명 이후 남북대화에 대해서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와 북한은 뿌리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지난 1964년 4월 북한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한 후 그해 11월에 수카르노대통령이 평양을, 그리고 1965년 4월에는 김일성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그때 김일성은 알리아르함 사회과학원에서 『북반부에서 사회주의완성과 남조선혁명의 강화를 위하여』라는 소위 주체사상의 큰 틀을 마련하는 연설을 했다. 지난 10월18일부터 인도네시아의 의회대표단(단장 와흐노의장)이 5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한국과는1973년 3월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한국의 경제성장이 북한의 비동맹외교를 앞지르면서 인도네시아의 한국기업진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제성장에 주력을 모으면서 젊은 세대에 개혁정신을 심어주는 인도네시아와 통일준비를 하면서 21세기를 맞이해야 하는 두 나라는 똑같은 숙제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자카르타포럼에 다녀 온 뒤 한국의 통일준비를 한번 생각해 보았다. 통일원은 남북교류협력법을 만들었고 통일기금으로 1천4백억원정도를 수출입은행에 예치해 놓았다. 민간단체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1억원이상의 통일기금을 모았고, 조흥은행도 통일기원통장을 통해서 3천만원을 확보했다. 경실련의 통일협회는 해마다 「세계우리민족청년대회」를 개최하면서 해외  젊은이에게 통일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 11월2일 민주평통의 해외협의회 회장단 통일문제 토론회에서 앵커리지주립대학 김춘근교수는 「북한의 시장경제개발을 위한 요원훈련과 기술보조를 제공하는 센터」의 설립을 제안하는등 해외동포도 나선 것이 반갑다. 통일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도네시아의 젊은 대학생들이 『한국은 오늘 어떻게 통일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은 우리 모두를 향한 책임론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본사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