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전범” 딸 자살 불구 “민족위해 계속 싸운다” 보스니아 내전의 세르비아계 총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장군(51)은 지난 3월 사랑하는 딸 아나(23)를 잃었다. 아나는 아버지를 잔인한 전쟁범죄의 책임자로 비난하는 해외의 월간지 기사를 읽고 괴로워하다 자살했다.
「평화를 거부하는 고집불통 전쟁광」등 자신에게 쏟아지는 악평에 대해 믈라디치는 『나는 내 민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싸울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동안 국제사회가 마련한 여러 평화안을 가장 강력히 거부해온 장본인이다. 한때 세르비아계를 지원해온 라도반 밀로세비치 세르비아대통령조차『믈라디치는 정치적 야심과 탐욕으로 정신이 나갔다』고 비난한다.
그는 91년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구유고연방으로부터 이탈할 때까지도 다민족 공존의 가능성을 믿는 연방주의자였다. 그러나 그뒤 바로 이어진 내전에서 크로아티아가 세르비아계를 학살하고 보스니아가 세르비아계 마을을 태워없애는 것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2차대전중 나치와 싸우다 죽은 빨치산 전사의 아들로 태어나 그런 전사들이 세운 유고연방을 자랑스러워했던 믈라디치는 이제 없다.
92년 5월 보스니아 내전 발발 이래 그는 병사들 틈에서 똑같이 먹고 자는 생활을 하고있다. 무장 트럭에 타고 공격을 진두지휘하거나 폭약이 장치된 버스에 올라가 직접 뇌관을 제거하는 등의 대담함으로 이름난 그의 공격명령은 항상 『적을 완전히 박살내라』는 것이다.【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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