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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체제 상당기간 지속”/고대 아세아문제연 학술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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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체제 상당기간 지속”/고대 아세아문제연 학술회의

입력
199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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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경수로 완공때까지 「도깨비 방망이」/남북대화 불성실 대응 삼갈듯 북한 김정일은 현재의 경제난을 어느정도 극복하면 유일체제를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박춘호)가 「김일성사후의 북한」이란 주제로 4일 서울타워호텔에서 개최한 「해외 동포학자 초청 학술회의」에서 이정식펜실베이니아대교수는 『김정일은 피동적으로 후계자가 된 것이 아니라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에 걸쳐 맹렬한 이론적·실천적 활동을 통해 부자상속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후계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김정일 정권의 출범」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의 후계체제 공고화를 위한 노력과 현재 북한의 여러가지 상황을 볼때 김정일에 대한 조직적인 저항세력은 있을 수 없다』며 『권력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체제수호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여 김정일중심의 유일체제는 상당기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교수는 특히 『미국과의 핵협상등에서 북한은 김정일에게 김일성 못지 않은 책략가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현재 봉착하고 있는 경제난을 다소 극복하면 김정일의 유일체제기반은 좀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핵개발의 정치적 측면」이란 주제로 발표한 길영환아이오와주립대교수는 『북한의 핵개발은 자신들의 정치체제가 추구하는 지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에 의한 것이지 목적은 아니다』며 『김정일 체제는 김일성 사후 북한 정치를 수습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북·미고위급회담등을 통해 극적인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길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미국의 핵위협에 대비하면서 동시에 남한에 비해 떨어지는 국력을 커버하기 위한 열등감등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길교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 방어차원에서 핵모호성과 미국과의 협상추진을 통해 정치적이고 전술적인 효과를 겨냥, 핵카드를 고차원적 전술차원에서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길교수는 북한은 경수로 건설이 완공될 때까지 최소한 5년에서 10년간 핵무기 잠재국 또는 보유국으로 존재하게돼 북한핵문제는 계속해서 한반도의 난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길교수는 또 『중국의 모택동이 58년 백화운동이란 제한된 자유화정책으로 반체제 또는 비판세력을 색출해 제거한 것처럼 북한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대숙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장은 「북한 새 지도자들과 통일정책」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김정일도 궁극적으로 김일성처럼 독재를 하겠지만 북한의 지도층에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이는 정권교체가 혁명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김정일 승계작업이 장장 20여년동안 준비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소장은 김정일의 당면과제를 ▲정권확립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정상적인 관계수립 ▲경제발전 도모등 3가지로 정리하면서 앞으로 5∼6년동안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김정일은 한국에 대해 테러를 가하거나 불성실한 남북대화는 삼갈 것이라고 서소장은 내다봤다.【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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