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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내부격론 끝 “무혐의”/이 전시장 소환 30시간만에 돌려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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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내부격론 끝 “무혐의”/이 전시장 소환 30시간만에 돌려보내

입력
199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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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계” “법남용” 사이 고민/이씨 완강한방어도 작용 4일 하오 「귀가 조치」 결정으로 30시간에 걸친 「대치」를 끝낸 검찰과 이원종전서울시장은 모두 지친 모습이었다.

 수사 검사들은 한결같이 『검사생활중 가장 긴 하루였다』고 귀가 결정에 이르기까지 고심을 거듭했음을 밝혔다.

 이날 하오늦게까지 이전시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는 문제를 두고 검찰내부에서는 『공직 사회의 「복지부동」을 척결하기 위해 고위 책임자의 과실책임을 확대해석해야 한다』는 주장과 『확대 해석은 법의 남용』이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섰으나 결국 「적용불가」쪽으로 기울었다.

 우명규시장 임명 변수에 걸려 주춤대던 검찰 수사는 2일 우시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부터 돌변, 3일 이전시장을 전격 소환함으로써 급진전하는듯 했다. 「실무자만 처벌하고 말 것이냐」는 격앙된 여론과 우전시장 임용에 따른 비난을 진정시켜야 할 다급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전시장의 소환은 곧 사법처리를 전제로 한 것으로 인식됐었다.

 검찰은 3일 밤에도 『시장을 데려와 그냥 돌려보낼 수 있겠느냐. 새벽 닭이 울 때까지 기다려 보자』고 말해 사법처리에 자신을 갖는 듯했다. 그러나 철야 공방에서 오랜 행정관료의 경험과 논리로 무장한 이전시장의 완강한 방어벽에 부딪쳐 특별한 진전을 보지 못하자 곤혹스런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영광서울지검장은 4일 상오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 나오지 않고 서소문 대검청사로 직행, 철야조사결과를 김도언검찰총장에게 보고, 『서울지검의 판단에 맡긴다』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전시장에게 성수대교 붕괴의 포괄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두고 내부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검사장실과 신차장검사실에서 잇달아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구속영장을 청구, 법원의 판단을 구하자』는 의견과 『무리한 법적용은 피하자』는 견해가 엇갈려 결론을 얻지 못했다.

 수사팀에 참여하지 않은 서울지검 검사들도 이전시장의 사법처리에 대해 「우려론」과 「당위론」으로 갈려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었다.

 서울형사지법 판사들도 이날 낮까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지자 삼삼오오 모여 「영장발부」여부를 놓고 찬반토론을 벌이는등 큰 관심을 보였다.

 「영장기각」쪽에 선 판사들은 『서울시장의 직무가 얼마나 많은데 교량의 하자보수까지 직접 진두지휘할 수 있겠느냐. 법원의 엘리베이터 추락사고가 나면 법원장이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상당수 판사들은 『한강다리의 문제점이 거듭 언론에 보도됐는데도 적극적 관심을 갖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시장의 명백한 과실』이라며 『국민정서를 고려해서라도 마땅히 구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사들은 결국 『형법이론보다는 수사기록이 훨씬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원칙론에 동의했으나 검찰이 구속영장청구를 포기, 판사들이 수사기록을 볼 기회는 사라졌다.【이태희·현상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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