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답변마다 고성… 아수라장/야 강경론 고수·여 대응에 곤혹 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이 벌어진 4일의 국회본회의는 민주당측이 12·12관련자에 대한 검찰의 기소유예결정과 관련,정부측 답변내용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바람에 3차례 정회하는 진통끝에 결국 자정을 넘겨 자동유회됐다.
○…이날 사단은 상오11시30분께 이영덕총리가 『12·12가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이라는 대통령의 선언과 검찰의 기소유예결정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느냐』는 채영석의원(민주)의 질문에 『대통령의 언급은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자는 역사적 평가였고 검찰의 결정은 법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답변한데서부터 비롯됐다. 이때 민주당의석은 신총무가 『역사적 평가와 검찰의 조치가 서로 다른 이유가 무엇이냐』고 고함친 것을 신호탄으로 벌집쑤셔놓은 분위기가 됐다.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당장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파면하고 반란가담자를 기소하라』며 일제히 고성을 질렀다.
이에 사회를 보고 있던 이춘구부의장은 『정부는 보다 성실하게 답변하라』며 정부측의 답변태도를 지적하는 것으로 장내정리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측의 격앙된 분위기가 수그러들지 않자 이부의장은 상오11시40분께 첫번째 정회를 선포했다.
이때 이부영최고위원과 당3역등은 이기택대표 주변에 모여 구수회의를 갖고 이부의장의 회의진행을 일방적이라고 비난하고 『이부의장은 12·12세력의 핵심이니 사회를 맡길수 없다』며 이부의장의 회의진행을 거부키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신총무는 황락주의장에게 이같은 요구를 전달, 황의장이 사회를 보겠다고 약속하고 15분만에 회의는 속개됐다.
그러나 속개후에도 민주당의원들이 검찰의 기소유예이유, 대통령이 검찰결정을 사전에 보고받았는지 여부등에 대한 이총리의 답변을 사사건건 물고늘어져 파행은 계속됐다. 또 이총리가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자 이번에는 『국종남의원의 12·12관련 질문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무단이 단상에 몰려나가 『총리를 다시 불러내라』며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 김두희법무장관의 답변중에도 의원들이『왜 검찰이 정치적 판단까지 내리느냐』 『반란세력이 국가에 무슨 공헌을 했느냐』며 대응을 계속, 하오1시께 2차 정회가 선포됐다.
하오3시께 속개된 회의에서는 마침내 여야의원들이 서로 멱살을 잡는 추태를 연출했다. 이협의원(민주)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을때 노인도의원(민자)이 『시끄럽다』며 야유를 보내자 하근수의원(민주)이 노의원 자리로 가 『말조심하라』며 노의원의 멱살을 잡았고 여기에 여야의원들이 뒤엉켜 고함과 삿대질이 오갔다.
○…민주당은 이날 하오4시 3차정회후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어 『정부가 기소를 약속하기전에는 회의를 진행할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박지원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뒤 『기소관철을 위해 동원가능한 모든 방법이 검토됐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박대변인은 『향후 국회일정과 이 문제를 연계시킬 것인지의 여부는 전략상 밝힐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기하총무는 이한동민자총무를 만나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통보했으나 이총무는 『그것은 내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그렇다면 회의를 유회시킬 수밖에 없다』며 거부했다.
○…본회의에 앞서 상오8시30분께 열린 민주당의원총회는 『우리가 12·12문제를 적당히 다루면 역사에 죄인이 된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는등「출정식」을 방불케하는 분위기였다. 박석무 김인곤의원은 『반란세력처벌을 위해 삭발·단식투쟁이라도 해야한다』고 흥분했고 이부영최고위원과 김영진의원등은『추호의 타협도 있을수 없다』면서 『기소유예처분이 대통령의 재가에 의한 것이 분명한만큼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자당은 국회정상화 5일만에 다시 파행으로 가자 야당을 격렬히 비난했다. 민자당은 이번 문제가 다른 사안과 달리 정치적 접근이 어려운 문제라는 점에 곤혹스러워했다. 한 당직자는 『검찰의 기소여부판단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란 어렵다』며 야당을 원망했다. 민자당은 세번째 정회가 선포되면서 이날의 국회운영을 사실상 단념했다. 이총무는 하오의 2차 총무회담에서 야당측의 기소요구가 나오자 『국회가 야당 맘대로 하는 곳이냐』며 『오늘 상황이 앞으로 국회일정에 영향을 미칠 것같다』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유성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