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백마강 달밤에」「오장군의 발톱」/중/「천하제일루」/일/「리어왕」/10일부터 예술의전당서 공연 한국 중국 일본의 정상급 연극인들이 서울에서 축제를 연다.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회장 김의경)와 예술의전당(사장 김상식)은 서울정도 6백년을 기념해 10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에서 「제1회 베세토 연극축제」를 개최한다. 북경(BEIJING) 서울(SEOUL) 동경(TOKYO)의 영문 앞글자를 따 이름붙인 「베세토(BESETO) 연극축제」는 21세기 태평양 시대를 앞두고 동북아 3국 연극인들이 예술을 통해 과거의 갈등을 씻고 새로운 문화시대를 주도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됐다.
중국 북경인민예술극원은 10∼ 13일 토월극장에서 「천하제일루」를 공연하고, 일본 토가 스즈키극단(SCOT)은 17∼ 19일 같은 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공연한다. 한국은 극단목화가 11∼ 21일 자유소극장에서 오태석 작 연출의 「백마강 달밤에」를 무대에 올린다. 또 극단미추는 22∼ 25일 토월극장에서 박조렬 작 손진책 연출의 「오장군의 발톱」을 공연한다.
중국의 「천하제일루」는 30년대 북경의 유명한 오리고기집 「푸쥐더」를 경영하는 가족의 이야기이다. 병든 노주인은 가업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두 아들을 버리고 전문경영인에게 가게를 물려주고 죽는다.
허지핑(하익평)이 희곡을 썼고, 샤춘(하순)과 구웨이(고위)가 공동연출했다. 「북경의 보석」이라는 북경인민예술극원이 88년 초연한 이후 2백여회 공연한 화제작이다.
배우의 본래적인 에너지를 중시하는 연기방식 「스즈키 메소드」의 창시자로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일본인 연출가 스즈키 타다시(영목충지)는 최근 런던 바비칸 극장의 「국제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에서 공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리어왕」을 소개한다. 원작에는 없는 병원에 갇힌 리어왕의 고독과 광기를 그렸으며 남자배우만 등장하는 것도 독특하다.오태석씨의 「백마강 달밤에」는 충청도 한 고을에서 올리는 대동제를 모티브로 현대사회의 이기심과 고립화를 드러내고 있다. 극단미추의 「오장군의 발톱」은 전쟁의 냉혹함을 통렬히 고발한 연극이다. 두 작품 모두 한국적인 연극미학이 강조됐다.
「제1회 베세토 연극축제」는 지난해 5월 국제극예술협회(ITI) 뮌헨총회, 올해 7월 서울의 「동북아 3국 연극교류의 의의와 방법」 심포지엄을 거치면서 구체안이 확정됐다. 97년 세계연극제 유치를 목표로 국제극예술협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이 첫 개최지로 결정됐으며,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각국으로 참가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이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