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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시장」의 할 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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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시장」의 할 일(사설)

입력
1994.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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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인 출신 정치인 최병렬씨가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어수선한 시정을 수습할 서울특별시장에 발탁됐다. 통상적 개각이나 자리바꿈으로 임명된 것이 아니라 엄청난 재앙 뒤끝에 갑작스럽게 추락된 시정수습의 중책을 맡았기에 신임 최시장 본인으로서도 무척 얼떨떨했을 것이다. 그러나 『불안해 하는 시민들부터 안심시키겠다』는 최시장의 일성은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집는구나 하는 신뢰감을 우선 갖게 한다.

 그렇다. 지금 새 시장이 최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다리가 무너지고, 지하철이 서고, 고가차도가 흔들린다는 데 대한 시민들의 총체적인 불안심리를 하루빨리 진정시켜 주는 일이다.

 그러려면 최시장은 대형구조물에 대한 안전진단과 현장확인을 진두지휘로 철저히 시행해 안전 여부의 실상을 시민들에게 공개한 뒤 보수계획과 안전보장대책을 빈틈없이 세워 집행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시본청과 22개 구청, 69개 사업소에 근무하는 서울시공무원과 산하 5개 공사의 준공무원 1만1천여명등 6만7천여명을 다시 일으켜 세워 성심성의껏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

 시정의 대부분은 시민생활과 맞부딪치는 잡다하고 자잘한 일들이다. 1천1백만 시민들이 쏟아내는 민원과 민원이 가실 날이 없는 곳이 서울시인 것이다. 그 많은 공무원들 중에는 「어물전의 꼴뚜기」도 있게 마련이어서 복마전이란 오명을 아직도 벗어던지지 못하는 곳이다. 그러나 신임시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좋게 변화시킬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가 해결해야 할 난제 또한 태산같다. 1백90만대를 육박한 자동차들로 하루 24시간이 모두 러시아워같은 교통지옥도 풀어야 하고, 그 많은 차량들이 쏟아내는 교통공해와 날로 악화되는 한강식수원의 오염도 정화해야 한다. 아직도 태부족한 서민들의 주택난도 시장이 역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건설중인 지하철 5∼8호선 공사도 차질이없어야 한다.

 최시장이 비록 민선시장 선출전까지 8개월의 한시적 시장이라곤 하지만 헝클어진 시정을 바로잡기 위한 방향과 기틀을 세워놓기에 그렇게 짧은 시간이라 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하기나름이다.

 그래서 최시장이 역량을 한껏 발휘해 안정된 시정을 일으켜 세우길 기대한다. 그래야만 1천1백만 시민들의 수도서울에 대한 긍지도 되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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