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거론의 허실/북 평화협정공세 등 「견제」단계/아직시기상조… 한국,대비필요 북핵문제 타결을 계기로 한반도의 군비축소문제와 함께 주한미군 감축문제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미행정부 관리들은 주한미군의 감축이 북·미간의 전반적인 신뢰구축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검토될 문제이기는 하지만 현단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현수준 유지방침에 대해 가장 최근에 언급한 미관리는 윈스턴 로드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이다.
로버트 갈루치 북핵전담대사와 함께 한반도문제에 관한 최고 실무책임자인 로드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그곳(한반도)에는 아직도 심각한 재래 군사문제가 상존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군사력과 경계태세및 대비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차관보가 언급한 「재래 군사문제」는 갈루치차관보가 바로 하루전 일본 지지(시사)통신과의 회견에서 언급한 바 있는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배치를 의미한다.
미국정부는 북핵협상 타결이후 비무장지대에 집중 배치된 북한군의 후방 재배치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의 추측처럼 주한미군 감축계획의 재개를 분식하기 위한 딴전 피우기가 아니라 북한이 멀지않아 또다시 제기할 평화협정 체결요구에 대한 「견제구」로 파악해야 옳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이다.
데이비드 브라운 국무부 한국과장은 핵협상이 진행중이던 지난 7월20일 한국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 『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 나면 남북한간, 미·북간의 신뢰구축 차원에서 주한미군 병력수준의 조절문제가 거론될 수 있겠지만 이는 먼훗날의 일이 될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국내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미보병2사단의 해체검토설도 현단계에서는 섣부른 관측으로 판단된다. 미보병2사단은 미국의 대한안보공약의 상징이자 북한의 남침시 인계철선 역할을 하게되는 부대이다. 이같은 판단을 뒷받침하는 발언은 며칠전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의 입을 통해 나왔다.
레이니대사는 지난달 28일 워싱턴의 포시즌스호텔에서 연린 「루스장학재단」 창립20주년 기념연설을 통해 『북한의 군사적 모험유혹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미군병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로드 차관보도 2일 미국정부는 오히려 곧 서울을 방문할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을 통해 주한미군의 현수준 유지를 비롯한 대한 안보공약을 재다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작업을 재개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를위해서는 북핵문제의 해결은 물론, 남북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긴장완화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그때가 되면 오히려 한국에서 먼저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미국은 그같은 상황을 가상해 한국에서 철수하는 주한미군 병력을 오키나와를 비롯한 주일 미군기지에 기동타격군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측으로서는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유지비의 분담률을 한국측에 더많이 전가하기 위한 카드로 주한 미군의 철수나 감축을 들고나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많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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