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밟으며/곳곳에 「낙엽의 거리」… 공연·전시회등 “풍성” 다시 오지 않을 94년의 가을 위에 낙엽이 쌓인다. 이 가을에 숱하게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듯 나무는 남김없이 잎을 떨구어 가고 있다. 그 떨어진 나뭇잎을 밟노라면 우리는 걸어온 만큼씩 가을속에 젖어들게 된다. 낙엽이 수북한 길은 그저 걷기만 해도 좋지만 가까운 공연·전시장을 찾는 것은 더욱 좋은 일이다. 계절의 무상감으로 조금은 쓸쓸해진 가슴이 문화의 온기로 데워져 단풍처럼 다시 생생해지리라.
장충단길의 끝에 있는 국립극장 대극장에서는 지난 3일부터 국립극단 「노부인의 방문」 공연을 비롯해 월말까지 「한국합창제」 「아시아 태평양 전통음악축제」 국립무용단 「무천의 아침」이 펼쳐진다. 소극장에서는 「대학연극제당선작 특별공연」 「환타지아 청소년음악회」 오페라 「비록 사람들은 모른다 해도」 「적벽가 완창무대」등이 이어진다. 274―1151∼8
효자로 입구에서 국립민속박물관에 이르는 세종로 3백여는 노란 은행잎이 현기증나게 할 정도다. 국립민속박물관 중앙홀에서는 「한국의 상거래」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12월 12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서는 시골장 풍경과 상거래문서, 도량형기, 보부상과 공인, 객주의 발자취를 볼 수 있다. 12일에는 「우리춤 우리가락」 공연이, 26일에는 승무전수자 최은희의 춤마당이 열리며 관람객이 참여하는 우리가락 부르기 시간도 있다. 720―3138
올림픽공원 입구에서 오금동까지 위례성길도 낙엽의 거리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13일에 「심장병 어린이돕기 자선콘서트」, 16일에 문화방송 FM라디오 「마약퇴치를 위한 콘서트」가 열린다. 펜싱경기장에서는 19일에 한국방송공사의 「FM 가족음악회」가 있고 역도경기장서는 26, 27일 「장애자돕기 기금마련 자선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410―1684
덕수궁 입구에서 대법원을 돌아 정동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연인들의 속삭임과 낭만이 있다. 덕수궁에서는 원각사지 10층석탑 탁본과 사진등 갖가지 궁중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그 옆 마당세실극장에서는 7일부터 15일까지 「가을과 겨울사이 박춘삼 라이브공연」이 열린다. 737―5773
대학캠퍼스에 가면 낙엽을 밟으며 청량한 공기에 가슴을 씻을 수 있다. 관악구청에서 서울대 앞까지 이어지는 관악로와 낙성대에서 서울대 후문까지는 은행잎 천지다. 서울대 문화관에서는 매주 「수요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도 「대학생을 위한 바로크와 현대가곡의 밤」 「이강구 타악기독주회」 「한·일 재즈공연」 「독일가곡의 밤」등 한달 내내 연주행사가 풍성하다.【이재렬·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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