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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수습·뒤틀린 시정 “휘어잡기”/최병렬서울시장 인선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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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수습·뒤틀린 시정 “휘어잡기”/최병렬서울시장 인선 배경

입력
1994.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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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장악-행정경험 평가받아/민정계배려-5·6공관계 고려 김영삼대통령이 2일 우명규전서울시장 후임에 최병렬민자당의원을 임명한 것은 청와대가 예고한대로 최의원이 누구나 수긍하는 조직장악력이 있는 중량감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우선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이원종전시장이 해임되고 후임인 우전시장마저 재임 11일만에 경질된 뒤 두전시장 모두 검찰소환이 거론되는등 서울시정이 뒤뚱거려 조기 사고수습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그의 돌파력과 추진력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신임시장은 또 관료출신이 아니면서도 청와대정무수석과 문공·공보처장관및 노동부장관을 지내 행정경험을 갖추었고 장관재임시 업무장악력과 추진력을 높이 평가받은게 사실이다. 그는 6공인물이기는 하지만 일선기자시절 야당중진이던 김대통령과 가까웠고 지난 대선때도 선거대책위 기획위원장을 맡아 김대통령 당선에 일익을 담당했다.

 이같은 표면적 평가와 해석외에 최신임시장이 민정계 중진으로서 이춘구 안무혁 허삼수의원등 같은 민정계의원들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민정계에서 여러가지 소리가 나오던 상황에서 노재봉의원 발언파문까지 겹쳐 당이 어려운 때이므로 그의 기용은 민정계에 대한 배려차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그가 노태우전대통령때 중용된 6공인물이자 전두환전대통령의 인물인 허삼수 허화평의원등과도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5·6공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점들이 최신임시장이 자칫 야당으로부터 6공출신 강성인물이라는 공격과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덮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대통령이 최종결심을 앞두고 고심한 요인도 됐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번 후임서울시장 인선에 신중을 기하며 몹시 신경을 썼다. 박관용비서실장과 관련수석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않아도 전임 우시장이 재임 11일만에 물러나 인선에 문제가 있었음이 입증된 마당에 또 한번 전철을 밟으면 그야말로 회복불능의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김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철저한 보안끝에 내놓는 식이어서 여론의 사전검증이 없었기 때문에 간혹 문제를 일으킨 점을 감안, 참모들중에는 할 수만 있다면 과거정권처럼 물망에 오른 인사를 슬쩍 흘려 여론의 반응을 알아보고 싶어하는 눈치마저 보였다. 국민들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인사를 천거해보라고 기자들에게 짐짓 「권유」하기도 했다.

 이번 서울시장 후임인선은 절대 흠집없는 인사를 골라야 한다는 점외에 여러가지 제약요인이 또 있었기에 이에 따른 어려움과 우여곡절도 있었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도 지자제 단체장선거를 불과 7개월여 남겨 놓고 있어 민선시장 후보를 지금부터 가시화시키는 것이 아닌한 이번에 임명되는 시장은 「시한부 시장」이다. 최신임시장은 받아들였지만 그외의 마땅한 인사를 골랐다고 해도 본인이 고사하면 어쩔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지방자치법상 서울시장등 지방자치단체장은 국회의원을 겸직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고 최신임시장도 의원직을 사퇴했다. 개각으로 이어져서는 안되고 현각료외의 인사로 시장을 보임하는 선에서 끝나야 한다는 것도 큰 원칙이었다. 현 각료중에서 적임자를 서울시장에 임명하려고 하면 결국 개각요인이 발생하는데 모든 비판을 무릅써가며 내각개편을 연말로 미뤄 놓은 청와대가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제약이 있었다. 서울시 관료출신은 처음부터「제외대상」이었다. 서울시 근무기간중 성수대교 건설및 관리에 대한 행정계선상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전임 우시장처럼 도중하차 요인이 언제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에서였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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