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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두한국외교/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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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두한국외교/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4.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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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붕중국총리의 한국방문은 방문 당일인 지난달 31일 하오7시 중국 중앙 TV(CC TV)의 정규 뉴스시간에서 머리기사로 취급되지 않았다. 이붕총리 기사에 앞서 CC TV는 강택민국가주석이 북한의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의장 정두환을 접견한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기사가치로 보나 북한인사의 비중으로 보나 이붕총리의 방한기사가 더 비중이 있음은 분명하다.

 중국측이 「권력서열순에 따른 기사배열」이라고 주장할지 모르나 지난해 7월26일 CC TV의 하오7시 뉴스가 서열 7위의 호금도의 평양방문기사를 서열 3위 교석의 말레이시아 순방기사에 앞세워 보도한 예에서 보듯 「서열순위 보도」는 설득력이 없다.

 중앙TV도 너무하다 싶었는지 1일 아침방송에는 이붕의 방한기사를 톱뉴스로 올리고 다음에 정의 기사를 방영했다. 1일자 인민일보도 이붕기사를 1면 머리로, 정의 기사를 중간에 놓았지만 사진크기와 제목 굵기는 똑같았다. 김일성장례위원회 상위 64명에도 들어있지 않은 정에게 「과분한」 대접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중국언론의 기사처리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배려를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 같다. 중국이 한중수교이후에도 한국보다 북한을 더 대접해 왔지만 김일성사후에는 이처럼 작위적 연출마저 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지난 9월30일 건국 45주년 기념 전야제 식장에서도 강택민주석의 옆 자리에 북한의 이종옥부주석을 앉히고 한국의 황인성전총리의 자리는 옆테이블에 배정했다.전직과 현직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건국절 기념행사에 맞추어 남북한의 전현직 고위관리를 차별적으로 초청한 것 자체가 의도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북한중시는 국익을 고려한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을 배려하면서 한국의 입장을 격하하는 듯한 태도는 양국의 선린우호에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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