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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국제화시대의 한국경제운용」보고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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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국제화시대의 한국경제운용」보고서 지적

입력
1994.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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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교육·문화 등 전부문 기득층 위세/한국은 「독과점 왕국」/국제경쟁력 제고 걸림돌 작용/새인재 진출 제약… 정체 초래/전면개혁 추진통해 타파 시급 우리나라는 경제 정치 행정 법조 교육 문화 언론등 모든 부문에 걸쳐 이익집단 및 기득권층의 「독과점적 구조」로 이루어진 「독과점 왕국」으로 현상태로는 경쟁력제고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국제화시대의 한국경제운영―새로운 정책패러다임의 모색」(좌승희박사)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우리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부문에서 시장원리에 의한 경쟁체제가 이루어져야 하고 불공정한 진입제한 철폐와 시장개방 촉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면적인 개혁에 의한 사회 모든 부문의 「독과점적 구조」의 타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치는 비경제분야중 개혁이 가장 시급한 부문으로 강조됐다. 한국정치의 후진성과 비능률은 국가발전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제약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에 유능한 인재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진입비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정치가 기성정치인들에게 유리한 독점적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당의 독점적 공천권행사가 대표적인 예로 지적됐다.

 관료조직의 독점적 장치는 더 강하다. 고시나 시험으로 하위직때 채용된 사람들이 평생동안 주요자리를 독점적으로 차지하고 앉아있다. 민간부문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중간직 혹은 고위직에 진입하기가 매우 어렵다. 20대나 40대나 각자의 능력과 자격에 맞게 공복으로서 국민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이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법조계는 사법시험출신들의 독점시장이다. 사법시험만이 인간의 법률적 판단과 법집행능력과 공복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방법이 되어서는 안된다. 50∼60대의 법학자(교수등)들이 20대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기존법조인에 비해 판사 검사 변호사로서의 능력과 자질이 못하다고 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데도 없다. 경쟁이 도입돼지 않는 한 변호사 검사 판사들이 제공하는 국가적 기능과 공공서비스의 질이 개선되기 어렵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대학교수사회는 이익집단화되어 있다. 전임강사나 조교수이상의 교수채용이 억제되어 있다. 능력위주의 교수선발 및 승진제도 정착, 학교설립자유화, 외국대학의 국내설립자유화, 교과과정의 자유화, 학생선발절차 및 방식자유화, 외국어조기교육등이 필요하다. 경쟁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입시경쟁은 목적화되어 있다. 10대에 있어서의 단 한번의 경쟁으로 인생의 승부가 결정된다면 대학입시 이후의 경쟁을 기대할 수가 없다.

 문화의 경쟁력도 국제화속에서 「한국성」을 찾을때 가능하다. 영화등 오락서비스업에 대한 경시풍조가 없어져야 한다. 자유로운 창작여건 마련이 한국문화예술의 생존력을 높이는 관건이다. 해외문화의 국내개방도 적극적 자세로 임해야 한다. 신문 방송등 언론계도 국제화의 안목을 가져야 한다. 국가이익을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좋은 매체」에 대한 평가는 정부의 힘만으로는 안된다.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경쟁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

 KDI는 과거에는 「정부가 시장보다 아는 것이 더 많다」는 전제하에 정책이 추진되었지만 앞으로는 「정부는 시장보다 아는 것이 적다」는 인식아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어느 경제사회든 그 체제가 독과점적 이익집단에 의해 할거지배되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며 『미지의 힘을 개발하고 찾아내는 최상의 수단인 경쟁을 촉진하려면 각 부문에서 진입제한 철폐와 과감한 시장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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