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피폐로 공멸 “위기의식” 앙골라 정부와 반군인 앙골라 완전독립민족동맹(UNITA)측은 지난달 31일 인접국인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19년간의 내전을 마감하는 평화협정에 가조인했다. 이로써 19년간 끌어온 앙골라내전은 마침내 종식될 전망이다.
가조인된 평화협정은 오는 15일 조제 에두아르도 도스 산토스 앙골라대통령과 반군측의 조나스 사빔비 UNITA의장사이에 정식 조인될 예정이다. 유엔의 중재로 마련된 이 평화협정은 사빔비 UNITA의장에게 부통령자리를 보장해주는 외에 UNITA측에 4개부서 장관과 7개부서 차관을 배분하고 UNITA군을 해체하는 한편 대통령선거를 재실시하는 것등이 골자다.
이번 평화협정은 경제가 황폐화해 더 이상의 분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양측의 절박한 상황인식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앙골라 경제는 외채가 1백10억달러에 인플레이션이 연간 8백%에 달하는 최악의 상태다. 1천만 인구의 30%가량이 식량을 외국구호품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로 내전으로 인한 피해가 엄청나다. 내전 19년동안 50만명이상이 사망했고 사회간접자본은 거의 파괴됐으며 석유와 다이아몬드등 천연자원은 개발도 하지 못한채 방치상태다.
앙골라내전은 포르투갈의 식민지이던 지난 74년부터 시작됐다. 이듬해로 예정된 독립정부구성을 둘러싸고 미국과 남아공이 우익반군인 UNITA를 지지하고 구소련과 쿠바가 좌익정부를 지원하면서 촉발돼 이후 미·소의 대리전양상을 띠며 내전과 휴전의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그러나 이번 평화협정에도 불구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에는 헤쳐나가야 할 걸림돌이 적지 않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와 UNITA 양측은 가조인이 이뤄지던 그 시각에도 북서부 유전도시인 소요시에서 치열한 전투를 계속했다. 루안다의 한 외교소식통은 『양측은 총을 버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었음을 지적했다.【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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