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부통령 “통신자유 경쟁법안 통과” 역설/일부선 사생활 침해·정보 소수독점 우려도/최근 뉴욕서 세미나 21세기 정보화사회를 향해 달릴 정보고속도로(인포메이션 슈퍼하이웨이)의 청사진은 현재 미국에서 어느 정도 그려지고 있을까. 최근 뉴욕의 맥그로힐 출판사 강당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세미나가 열렸다. 통신관련 학술기관인 「커뮤니케이션 연구센터」주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미국의 정보통신분야 실무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슈퍼하이웨이의 광범위한 접근」을 주제로 토론을 가졌다.
세미나에는 미국정부의 슈퍼하이웨이정책 입안자인 앨 고어부통령이 나와 기조연설을 함으로써 미국정부의 정책방향과 업계 또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대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고어부통령이 이날 강조한 부분은 통신분야의 자유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관련법안의 개정문제. 고어는 일부전화회사들의 로비로 법안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내년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어가 주장하는 경쟁은 지역전화회사들이 독점적으로 전화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제도를 고치고 장거리전화회사나 케이블회사들이 단거리 전화서비스에 참여하게 하면 요금도 싸지고 기술개발도 촉진돼 슈퍼하이웨이에의 광범한 접근이 가능해진다는 논리이다.
고어 부통령은 『서기 2000년까지 학교 도서관 병원 가정을 연결하는 슈퍼하이웨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년 국회에서 이 법안 통과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유럽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슈퍼하이웨이에서 멀어지면 미래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하이웨이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데 이날 토론자들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오직 시간이 문제라는 것이 공통된 견해였다. 이날 제기된 문제는 일반 소비자들이 과연 광범위하고 값싸게 슈퍼하이웨이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슈퍼하이웨이가 과연 대중에게 어떤 편리함을 줄 것인가라는 것들이었다.
어드벤처 홀딩사의 에스터 다이슨 사장은 『슈퍼하이웨이로 쌍방향 TV서비스가 가능해질 때는 서비스의 제공자와 소비자의 구별이 어려워지며 사생활 비밀보장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하고 『미국의 교육이 슈퍼하이웨이로 해결된다는 생각은 지나친 기술의존적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테크놀로지 & 미디어그룹의 데니스 카루소 발행인은 정보의 소수독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너무 첨단적이거나 소수를 위한 기술을 후원하는 것은 두세 개의 대기업들이 모든 정보를 장악하는 상황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슈퍼하이웨이는 대중적인 프로그램보다는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ABC방송 멀티미디어부문 스티븐 와이스와서 사장은 『현재도 소비자들은 각종매체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며 『다만 쌍방향TV가 뉴스를 주문에 의해 제공할 때 뉴스의 다양성은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퍼하이웨이 건설비는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어 부통령의 국내문제 담당보좌관인 그레그 사이먼씨는 『납세자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산업 기업들의 연구개발투자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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