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참사도 과거모순 누적탓” 해석/“정부서 진실규명에 성의” 강력촉구 최근 정치인들의 입에서 「성수대교」를 빼면 말이 성립되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성수대교참사가 정치권을 무겁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31일 국회 본회의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도 성수대교라는 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질문에 나선 강신옥의원(민자)은 성수대교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백범 김구선생의 암살문제만을 거론했다. 그가 여권의 실세그룹인 민주계의 일원이어서 의도적으로 실정을 외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음직했다. 강의원의 변은 달랐다. 그는 『앞선 7명의 의원들이 충분히 지적해서…』라며 탈성수대교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성수대교붕괴도 따지고보면, 누적된 과거모순을 해결하지 못해 발생했다. 백범암살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거모순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적극적인 배경설명도 곁들였다.
이런 맥락에서 강의원은 질문을 통해 『정부가 조금만 더 성의를 보이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다』고 추궁했다. 국회 「백범암살진상조사소위」위원장인 강의원은 지난 55년 서울시경이 제작한 「사찰요람」이라는 극비책자를 제시하며 『각 부처에는 백범암살의 비밀문서가 있다. 즉시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강의원은 구체적으로 『사찰요람이 송진우 여운형 장덕수의 암살배후를 김구선생으로 규정하고 백범이 이승만대통령을 암살하려다 도리어 당했다고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의원은 특히 『사찰요람을 미하버드대의 옌칭연구소에서 입수했다』며 『우리의 역사규명를 외국도서관에 의존해야 하는가』라고 개탄했다. 강의원은 『과거를 묻고 미래로 나갈 수 없다』는 역설로 독특한 대정부질문을 마무리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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