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클래식접목… 품위·재미 한꺼번에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어우른 음악회가 방송의 한장르로 굳어져가는 가운데 지난달 29일(밤11시55분) SBS가 첫 방송한 「콘서트 음악세상」(이제권PD)은 음악프로가 한꺼번에 보여주기 어려운 품위와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며 일단 가능성을 보였다.
이러한 형식의 선두주자인 KBS의 「열린 음악회」가 이벤트성 프로그램으로 변질되면서 음악회 본연의 정서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있고 청소년을 겨냥한 음악프로그램이 시청률을 이유로 점차 없어져 가는 추세여서 「콘서트 음악세상」의 신설은 기대만큼 우려도 많았었다.
윤형주의 사회로 패티김 최백호 김종서등의 대중가수와 유재광 김영미등 클래식음악인들이 출연한 첫 방송은 자칫 「열린 음악회」의 모방으로 비칠 수 있었다. 그러나 심야라는 시간적 특성에 맞게 사회자의 멘트나 선곡을 차분하게 유지시켜 분위기의 일관성을 기했고 가수 김종서와 소프라노 김영미를 듀엣으로 무대에 세우는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화학적인 접목등을 통해 「열린 음악회」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노력도 보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연출로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각기 다른 맛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적당한 선에서 절충하는 것은 오히려 둘의 특징을 반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이러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음악인들에게 부담을 줄수도 있다. 대중음악의 경우 가창력을 내세우다 보면 음악의 다양성 면에서 초라해지고 클래식에서 대중성에 매달리다 보면 수준높은 음악들이 무시되기 일쑤다. 적당한 선에서 이것저것을 모두 포용하려는 어중간한 입장보다는 두가지의 음악적 특징을 과감하게 살려 심야프로그램답게 고정적인 팬들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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