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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직결 사격장 군기 구멍/사병 총기난동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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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직결 사격장 군기 구멍/사병 총기난동 문제점

입력
1994.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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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전 동료에 탈영제의… 사고 예고한셈/고민상담 등 인간관리·훈련통제 허술 원인 31일의 사병 총기난사사건은 부대관리에 큰 구멍이 생겨 일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총기라는 폭력수단의 관리가 엉망이며 다양한 인간 구성원을 지도, 통제하는 인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인 것이다.

 사격장은 부대에서 가장 엄격하게 군기가 집행되어야 하는 곳이다. 실제 사격을 위해서 어느 때 보다 강도높게 사전훈련을 하는 것도 총기가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서일병이 사선에서 총부리를 뒤로 돌려 중대장과 소대장에게 난사를 했다면 이는 안전교육과 정신훈련이 모자랐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 이런 우발적 상황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다는 것도 문제다. 사선에 오른 사수가 총알을 가지고 있다면 통제장교등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 조금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군대의 상식이다. 사수가 지시 이외의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통제를 해야한다. 표적을 향해서만 서도록 하고 총부리도 반드시 하늘로 향하도록 해야한다. 서일병이 총을 내리고 뒤로 돌려 발사하기까지 무방비 상태였다면 통제가 허술했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육군은 서일병이 평소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비관해 왔다고 밝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사병의 관리를 제대로 해왔느냐는 질책을 받아야 한다.

 장교와는 달리 사병들은 늘 다른 환경, 다른 의식구조를 가진 다양한 집단에서 충원된다. 이들을 소집해 훈련하고 생활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조직관리능력이 필수적이다.

 서일병이 부대내에서 성장과 가족환경에 대해 계속 불만을 털어 놓았다면 지휘계통은 개인면담등을 통해 이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했다. 서일병이 사회에서 가져온 불만과 고민을 부대에서 우발적으로 터뜨리지 않고 무사히 전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군대의 숙명적 책임이기도 하다. 더욱이 서일병은 이날 사격훈련전 동료에게 『탈영을 하자』고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상하간에 대화가 원활히 이뤄졌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의무복무를 해야하는 사병들이 개인적인 문제를 견뎌내지 못하고 일으키는 사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군대 전체로 보면 장교·하사관 무장탈영사건이 일어난지 30여일만에 터진 사고다.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다.【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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