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무려 1년6개월 단축/완공 넉달만에 “위험물” 낙인/화물차 통행급증땐 「제2성수」 불보듯 제2의 성수대교는 전국 도처에 널려있다.
성수대교 붕괴참사를 계기로 한강교량, 도로, 지하철등 온갖 구조물들의 부실상태가 도마위에 올랐으나 대개는 십수년 이상된 시공시점을 이유로 과거의 잘못이거나 노후, 사후관리상의 문제등으로 변명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30일 확인된 서해안고속도로 교량상태는 근본적으로 시공자체에 문제가 있으며, 그러한 부실시공관행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채 지금도 건설업계 전반에 일반화돼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날 공사관계자들의 제보로 어처구니 없을 만큼 부실한 상태가 확인된 서해안고속도로 일부구간의 교량들은 완공된지 이제 겨우 4달 남짓된 최신구조물이다. 인천과 목포를 연결하는 전장 3백53의 서해안고속도로는 91년 2월 착공돼 그중 일부인 인천―안산 구간 27.6가 지난 7월 6일 부분개통됐다. 전구간개통은 2004년으로 예정돼 있다.
인천―안산 구간은 모두 6개공구로 나뉘어져 시공됐는데 문제의 교량이 포함된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서 시흥 군자동까지의 3공구 6.9는 국내유수의 건설업체인 코오롱건설이 맡아 건설했다.
소래교와 월곶1.3교등 이 구간 교량 3곳의 부실상태는 공사에 직접 참여한 이들이 『내가 지었지만 절대로 이 다리를 건너지 않겠다』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는데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심지어 당시 공사상황을 지켜본 현장부근 장곡동 주민들 사이에는 『다리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 밑을 지날 때도 가능한 한 재빨리 통과해야 한다』는 농담이 퍼져있을 정도이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개통구간이 점차 늘어나면서 화물차량 통행량이 급증할 경우 곧 대형사고가 터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화물전용도로로 운영되고 있는 개통구간은 현재도 인천항과 안산공단을 오가는 대형화물차량들로 하루종일 메워지고 있다. 휴일인 30일에도 컨테이너, 트레일러를 비롯한 대형 화물운송차량들과 과적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이 교량들을 통과하고 있었다.
주민들과 당시 공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부실시공의 일차적 책임은 시공업자에게 있지만, 이를 모를리 없는 감독관청이나 감리회사들도 적당히 눈감아주었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공사가 가능했을것』이라며 철저한 조사와 재시공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국이 평소 극심한 체증이 빚어지던 42번국도등의 조속한 교통량 분산효과를 이유로 공기단축을 종용, 시공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겼던 것도 부실시공을 부추긴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천―안산 구간의 완공일은 당초 95년말로 예정돼 있어 무려 1년6개월이나 공기를 단축해 완공시켰다.【시흥=선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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