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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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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령만 내리면 우리 인민군은 남조선을 단숨에 까부실 자신이 있다. 그런데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명령을 안내려주신단 말이야…』 신상옥·최은희부부가 북한에 있을 때 김정일이 주재하는 파티에서 당시 북한의 제3인자인 오진우인민무력부장이 했다는 얘기다. ◆북한의 국가기관중 명칭과 지위가 특이한 것이 국방부격인 인민무력부다. 1948년 정권수립 때부터 민족보위부였다가 72년 12월 사회주의헌법채택으로 무력부가 된 것. 지위도 처음엔 내각에 속했다가 중앙인민위원회 산하로, 지금은 당과 맞먹는 국방위원회에 속해 있으며 책임자는 최용건, 김창봉, 최현에 이어 오진우로 이어져 오고 있다. ◆오는 원래 김일성의 항일빨치산에 가담, 전령을 지냈고 40년부터 소령비야츠크의 88경비여단에서 부소대장을 맡았으며 6·25때는 인민군연대장·여단장을 거쳤다. 그가 단한번도 숙청당하지 않고 군요직을 역임한 것은 빨치산 출신인데다 김부자를 철저히 맹종하고, 특히 김정일후계체제구축에 공을 세웠기 때문으로 김일성사후에는 북의 제2인자로 부상했다. ◆86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을 때는 김정일이 모스크바로 보내 완쾌시켰다. 하지만 올해 77세인 그도 세월은 어쩔 수 없어 재작년 태국방문중 쓰러졌는가 하면 최근 김일성추모대회서는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병색과 노쇠가 역력했다. 철저한 공산주의자인 오가 폐암치료를 위해 25일 프랑스에 가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의 방불에 대해 「순수한 병치료」 「권력투쟁에서 밀린 것」 「김정일이 원로등 비판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치료명목으로 잠시 보낸 것」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한다. 김일성에 이어 과연 「오진우시대」도 막을 내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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