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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인들 예외일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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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인들 예외일까(사설)

입력
1994.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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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개의 한강교량이 하나같이 낡고 헐었다고 하더니 이제는 운행중인 서울의 1∼4호선 지하철마저 역사에 균열과 파손이 심하고 터널의 천장과 벽에서 물이 새는 하자가 발견돼 응급보수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한다. 대형구조물치고 어느 것 하나 완벽한 시공을 한 것이 없을 정도니 어찌 지하철인들 예외일 수가 있겠는가. 성수대교 붕괴를 계기로 서울시가 25∼28일 사이에 새로 점검한 결과 드러난 지하철 1∼4호선의 하자부분들은 기왕의 것들과는 다른 터널과 역사시설물의 구조적인 하자라는 데 더욱 큰 위험이 내재돼 있다 할 것이다.

 놀라운 것은 1∼4호선에서 드러난 시설물의 구조적 하자가 현재 건설중인 서울지하철 7·8호선, 부산의 2호선, 대구의 지하철공사와 일산선에서마저 그대로 되풀이돼 공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물이 새고 터널의 벽이 갈라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롭게 드러난 지하철구조물의 위험은 잘못하면 터널붕괴와 같은 어마어마한 재앙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는 구조적인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더 이상 지체말고 긴급보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 이제부터는 서울시지하철 건설본부와 전철관리를 맡고 있는 철도청은 신규건설 위주의 시책보다는 기왕에 운영하고 있는 지하철과 전철시설물들의 하자를 먼저 완벽하게 보수하는 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턱없이 모자라는 지하철과 전철을 많이 건설해 한계상황에 달한 자동차수송인력을 지하철로 흡수하자면 신규건설에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만 하는 당위성은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불안전하고 부실한 공사로 만들어지는 지하철이 더 이상 생겨난다면 건설보다 보수에 돈이 더 소요돼 예산의 낭비일 뿐 아니라 만에 하나 큰 재앙을 불러일으킨다면 건설하지 않은 것만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건설책임을 맡은 관계부처의 공무원은 물론이고 건설업자부터가 각성해야 한다. 지하철공사나 교량건설과 같이 수백년을 사용할 대형구조물을 만들면서까지 공사비를 유용하고 부실공사를 한다면 그 피해가 후손대대에까지 미치게 된다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아 완벽한 공사를 할 각오를 새로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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