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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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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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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란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등의 성사때 사용하는 축성된 물을 일컫는다. 그래서 영어로는 「HOLY WATER」다. 그런데 그 기원 자체는 비기독교적인 정화수에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흔히 풀이되고 있다고 한다. ◆정화수란 우리의 일상이나 전통민속과도 너무나 밀접하다. 춘향모가 이도령의 장원급제와 귀환을 빌 때 떠놓았다는 작품속의 고사를 떠나서도 우리 어머니나 부인들이 자식이나 남편이 잘되기를 발원·기복할때면 소반상 위에 깨끗한 정화수 한그릇이 으레 놓였다. 그리고 불교의식에서도 공양때 술대신 정화수가 올려졌던 것이다. ◆기독교와 가톨릭에서 성수사용의 의미는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난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라고 한다. 또 망자나 성스러워야할 곳을 정화시키는 의미로도 사용되어 왔다. 그러고보면 이번 붕괴된 성수대교가 비록 성수동이라는 동명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는 해도 그 이름 자체의 의미는 자못 깊은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그런지 그 다리붕괴등 일련의 최근 참사를 청와대안 석조여래좌상 이전설과 연결짓는 근거없는 루머까지 나돌아 외국신문에 까지 실렸다니 참으로 엉뚱한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정무에 눈코 뜰새없는 청와대가 그래서 불상이 온전함을 해명까지 하기에 이르렀으니 민심의 흔들림과 유언비어의 무서움을 아울러 실감케 된다. ◆결국 그 다리 때문에 「정도6백년」을 기념하는 첫 「서울 시민의 날」(28일) 잔치마저 퇴색되었다니 애석하기 이를데 없다. 제발 그자리에 새로 세워질 다리는 이름뜻 그대로 성스럽고 복받는 곳이 되길 모두 정화수라도 떠놓고 간절히 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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