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진출 명분확보 마지막 정지작업 관심 삼성그룹의 그룹구조개편안은 계열사 대폭정리, 업종별 소그룹화를 통한「중화학그룹」으로의 변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 소비재기업이란 이미지가 더 강했던 삼성이 자동차등 21세기형 업종구조로 변신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에 따라 계열사분리등의 아픔을 감수하고 단행한 기업혁명인 셈이다.
삼성의 이같은 대변신은 신경영의 정착을 위한 개혁수순이기도 하지만 그룹의 숙원사업인 승용차시장 신규진출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정지작업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있다. 재벌그룹의 문어발식 확장경영에 쐐기를 박고 신규사업중심의 업종전문화에 적극 호응해 승용차사업의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소그룹별 책임경영체제 역시 재벌그룹의 선단식경영에서 탈피하는 모범을 보여 당국의 점수를 따겠다는 복선이 깔려있는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상호지급보증등 내부거래와 그룹내에 얽히고 설킨 계열구조가 신규사업진출을 비롯한 사업확장에 걸림돌이 됐다는 판단에 따라 그룹의 공룡화를 지양하기로 한 대신 합병을 통한 개별기업의 거대화를 선택한 셈이다.
특히 중공업과 항공의 합병추진은 세계 중공업회사들의 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육해공의 운반수단을 모두 장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간주되고 있다. 앞으로 승용차사업 진출에 따른 막대한 자금수요를 합병을 통한 시너지(상승)효과로 충당하려는 뜻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이 이같이 승용차시장진출을 서두르는것은 닛산과의 기술도입 가계약기간이 이미 6개월이상 소요돼 더이상 시간을 끌 수 없는데다 기술우위확보를 위해서도 하루가 급하다는 판단에 따른것이다. 그동안 기술력과시·물가인상주도·부산정서공략등 끈질긴 반격작전이 상당한 효과를 거뒀고 자율과 경쟁원리를 철칙으로 삼는 새경제팀의 등용으로 전망이 밝아졌다는 판단도 승용차를 향한 돌진을 가속화하고있다.
그러나 삼성의 이번 사업구조조정에서 업종전문화의 노력을 읽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개편이 계열사간 이합집산을 통해 단지 회사수 줄이기에 그쳤다는 이야기다. 삼성물산의 경우 건설 섬유 유통등을 총망라하는 잡식성 업체로 몸집만 늘리고 실제로 포기한 업종은 없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삼성이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업종전문화를 통한 사업구조 고도화와 승용차시장 진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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