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거쳐 서울대 졸업/서정암씨/일가6명 부양 7년간 도전/안귀옥씨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거쳐 대학에 들어간 구두닦이소년 출신과 36세 처녀가 27일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화제의 인물은 서정암씨(32·서울 서초구 염곡동 215의 3·본보 83년 1월21일자 보도)와 안귀옥씨(36·서울 중랑구 면목3동 592의34).
전남 강진군 도암면에서 산지기 서소용씨(81년 사망)의 3남 2녀중 넷째로 태어난 서씨는 75년 시골학교를 수석졸업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이웃마을에 머슴으로 팔려갈 처지였다. 서씨의 인생은 구두닦이출신의 고향선배 승영일씨(42·서울 탐진환경대표)의 설득으로 78년 상경하면서 새로 시작됐다. 낮에는 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구두를 닦고 밤에는 검정고시학원에 다녔다. 주경야독 2년만에 중·고교과정을 끝내고 83년 성균관대 무역학과 야간학부에 입학했다.
1학년때 방위병으로 입대한 서씨는 제대후에도 구두닦이를 계속하며 서울대에 도전, 87년 학력고사 3백9점으로 경제학과에 합격했다. 91년 대학을 졸업했으나 나이가 많아 취직이 어렵게 되자 법관이 되기로 결심, 3년만에 1차시험에 합격했다. 서씨는 『이웃을 생각하고 함께 고통을 나누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성 합격자 안씨는 국교를 중퇴, 검정고시로 대학에 들어가 7년간 각고의 노력끝에 법조인의 꿈을 이뤘다. 집안사정으로 국교 6학년 때 가내수공업체에 취직, 일찌감치 생활전선에 뛰어든 안씨는 15세때 남동생이 다니던 장안평 야학학교에 입학하면서 학업의 꿈을 키워나갔다.
76년 81년 82년 검정고시로 초·중·고 졸업자격을 딴 안씨는 83년 인천대 법대에 입학, 4년 내내 장학금으로 공부했다. 밤에는 아르바이트로 작고한 아버지를 대신해 여섯식구 생계를 꾸려갔다.
안씨는 88년이후 3차례에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으나 2차에서 번번이 낙방, 한때 포기하려했으나 주위의 격려에 힘입어 수면시간을 하루 4시간으로 줄여가며 공부했다.
어려운 가운데도 뒷바라지를 하면서 좌절할 때마다 힘을 준 어머니와 형제들에게 미안했다는 안씨는 『이제 꿈을 이뤘으니 여자로서의 길도 가겠다』고 말해 결혼의사가 있음을 밝혔다.【임종명·송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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