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수」 심각성 비춰 보고받았을수도/본인 “과장 전결사항… 서류본 기억없다” 성수대교의 긴급보수가 필요하다는 일선 사업소의 보고를 건설통인 우명규 당시 부시장은 과연 몰랐을까.
지난해 4월 서울시 동부건설사업소가 서울시에 성수대교의 긴급보수를 건의할 당시 부시장이었던 우시장의 사전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시정의 최고책임자인 이원종전시장 못지않게 기술직 최고책임자인 우 당시 부시장도 보고체계상 교량파손이라는 중요사항을 챙겨야 할 입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시장은 76년4월부터 도로보수과장을 지낸데다 78년3월8일부터 4월1일까지 교량건설업무를 추진하는 도로과장을 지냈다. 또 86년1월부터 88년12월까지 건설국장으로 교량유지·관리를 책임졌으며 도시계획기술사 토목시공기술사 1급측량사등 토목건설분야 최고의 자격증을 지닌 서울시 제1의 토목기술전문가이다.
이때문에 동부건설사업소가 지난해4월 제출한 『5번교각 부근등 두곳의 철골구조물이 이탈해 긴급보수가 필요하다』는 심각한 내용의 보고서를 당시 공학박사출신의 기술관료인 우부시장이 보고받지 않았을 리 없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실·국·과장들의 시장에 대한 주요보고사항은 대개 부시장을 거치며, 구청장회의·확대간부회의등이 열릴 때면 부시장실에 먼저 모여 사전검토를 하는게 일반적이다.
서울시의 한 직원은 『우시장은 제1기 지하철 건설을 총괄해온 토목기술 분야의 최고전문가로 교량안전업무는 행정직 출신인 이전시장보다도 더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우시장에게 현안을 보고해야할 당시 권완도로국장(현 K건설업체부사장)이 사표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던 상황이어서 과장선에서 묵살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권씨는 당시 자신소유 빌딩의 주차장을 불법용도변경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 동부건설사업소의 보고가 있기 4일전인 지난해 4월23일 사표를 제출, 도로국장직이 1주일 넘게 공석으로 있었다.
「서울시 자치법규집」에는 도로·교량의 긴급보수사안은 과장전결로 처리가 가능하게 규정돼 있으며 실제 보고서에도 도로시설물 유지·관리를 총괄하던 당시 김재석도로시설과장이 최종 결재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우시장은 이와관련, 『동부건설사업소로부터 그같은 보고를 받은 기억이 전혀 없다』며 『교량의 긴급보수는 해당과장의 전결사항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경황이 없던 도로국 사정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교량의 심각한 파손에 관한 보고는 과장 혼자 책임지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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