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화재」스케치/승객 “다리사고후 안전믿었는데”/20대주부 생후7개월 여아 안은채 숨져 또 터진 어처구니 없는 대형참사에 국민들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고 발생후의 대처도 대형사고 때마다 늑장출동 공조부재등으로 희생자를 늘린 적폐가 어김없이 재연됐다.
특히 국민들은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상태에서 유람선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에 타 처참하게 숨진 사고에 『우리가 연옥에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
○…유람선에 불이 난 직후 호수에 뛰어들어 인근을 지나던 유람선에 구조된 뒤 경찰 소방서등의 늑장출동에 발을 굴렀던 승객들은 경찰서와 군청이 현장과 불과 20분거리인데도 구조정과 헬기가 1시간여만에 출동해 한명도 구조하지 못하자 분통을 터뜨렸다. 한 승객은 『출발때부터 엔진에 이상이 있는 듯 멈추기도 해 불안했으나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터진 마당에 어련히 안전에 신경을 쓰겠느냐는 믿음이 불에 타 숨지는 눈뜨고 볼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24일 밤 시체인양작업을 벌인 해군 해난구조대와 경찰특수구조단등 1백여명은 25일 상오7시부터 작업을 재개, 15구의 시체를 유람선 안에서 인양했다.
구조반은 일부 시체들을 인양한 뒤 상오11시10분께 크레인으로 불에 타 두동강난 채 물속에 반쯤 잠겨 있던 유람선의 앞부분을 뭍으로 끌어냈다.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가 뭍으로 견인되자 울부짖으며 달려가 경찰이 저지하기도 했다. 유람선은 철제로 된 밑부분을 제외하고는 객실과 갑판등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소돼 사고당시 상황을 짐작케 했다.
○…인양된 시체들은 대부분 불에 심하게 타 형체를 거의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상태여서 유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유가족들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자 반지 목걸이 타다남은 옷등 유류품으로 신원을 확인하며 애를 태웠다.
○…이번 사고 희생자중엔 유지은씨(28)와 7개월된 유씨의 딸 혜진양이 있어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고 당시 유씨 주변에 있던 이분희씨(43)는 『화재가 발생하고 사람들이 이리저리 탈출하려고 뛰어다니는 동안 유씨는 딸을 꼭 껴안은 채 창밖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며 『사람들이 소화기로 유리창을 깨뜨리려고 했으나 깨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희생자 가운데는 강원 홍천군 화촌면 성산우체국장 연두흠씨(56) 부부가 30년만에 첫 부부여행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숙연케 했다.
2남1녀를 모두 출가시킬 때까지 면 밖 나들이는 생각조차 못했던 연씨는 최근 『그동안 고생시킨 마누라에게 단풍구경이라도 한번 시켜줘야겠다』며 부인 윤천녀씨(54)를 동반, 친구들과 나들이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한편 사고가 나기 하루전인 지난 23일 충북도와 중원군의 관계 공무원들이 충주호내에서 운항하는 선박의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나 지적사항이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지자 도와 군관계자들은 책임의 화살이 자신들에게 쏟아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단양=한덕동·박희정·김동국기자】
◎확인된 사망자 명단
25일 하오까지 확인된 사망자 13명 명단.
▲차성환 ▲이병윤(61·강원 홍천군 내촌면 광암리) ▲김성녀(64·여·〃) ▲최창준(62·강원 홍천군 홍천읍 희망리) ▲곽선모(37·〃 명은리) ▲홍순덕(39·여·경기 부천시 도당동 263의 58) ▲연두흠(56·강원 홍천군 화촌면 성산리) ▲김금녀(60·여) ▲박연옥(여) ▲윤천녀(여) ▲유지은(28·여·서울서초구 서초동) ▲윤혜진(생후7개월·여) ▲최봉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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