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명 건져… 부유물 챙길때 경찰선 도착 당국의 안전불감증과 복지부동의 자세와는 대조적으로 충주호 유람선 참사 뒤에는 한명이라도 인명을 구하기에 헌신한 시민정신이 있었다.
단양군 적성면 예곡리 주민 황의수씨(57)등 어부 2명은 24일 하오4시30분께 황씨집에서 담소를 나누다 유람선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는 것을 보고 황급히 배를 몰아 현장으로 달려갔다.
황씨는 물속에서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승객들과 맹렬히 타오르는 선박화재에 잠시 당황했으나 정신을 차려 구명조끼도 없이 허우적거리던 사람들부터 구하기 시작했다. 건너편 호수변등에서 그물을 정리하고 있던 구운룡씨(55)등 주민 3명이 합세하자 구조작업은 더욱 빨라졌다.
나룻배로 6∼7차례 오가며 1시간여를 정신없이 움직여 30여명을 살려낸 이들은 물위에 있는 사람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사방이 어둑어둑해지자 물에 뜬 승객들의 가방, 옷등 부유물을 챙겨 그때 나타난 경찰구조선에 인계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서야 경찰구조선이 나타났고, 하늘에서는 요란한 헬기소리가 들렸다.
서울 강동구 모범 개인택시운전사들의 모임 「거목친목회」회원 35명도 충주호에 단풍관광을 갔다 사고현장을 지나가는 다른 유람선 위에서 40여명의 인명을 구해냈다. 이들은 이날 상오 서울을 떠나 하오3시께 충주에서 신단양을 향하는 유람선을 탔다 하오4시께 선내방송에서 사고소식을 전해 듣고 선장을 독려, 사고현장에 접근했다. 이들은 50여명의 승객들이 구명대도 없이 물에 뛰어들어 허우적대는 것을 보고 구명튜브 6개와 조끼 20여개를 강물에 던져 18명을 구조하고, 힘에 부치자 소방호스를 내려 20여명을 육지쪽으로 끌어내 구조했다.【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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