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자 뉴욕 타임스에는 「한국」을 홍보하는 전면광고가 3개면에 걸쳐 실렸다. 경제섹션에 실린 이 광고는 각면마다 「SOUTH KOREA」라는 대형제목아래 전후 한국의 발전상과 김영삼정부의 개혁및 민주화정책, 90년대 경제성장등을 예시하면서 「94 한국방문의 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관광홍보까지 곁들였다. 각 면의 하단에는 한국의 3개 기업광고가 실렸다. 현지공관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비용을 염출해 낸 광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이 광고가 한국에 대한 이미지부각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국가홍보」이고 보면 민간의 자발적인 동기가 선행됐다고 해도 정부측과 어떤 형태로든 의논을 거쳤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실을 경우 비용이 엄청날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한 관련인사는 『굉장히 비쌀 것』이라고만 밝혔다. 뉴욕 타임스측은 이런 종류의 광고를 「정치광고」로 분류, 일반 광고와는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는 설명뿐이다.
이틀전인 22일자 뉴욕 타임스는 1면에 서울의 성수대교붕괴 현장사진을 문자그대로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이 신문은 그러나 관련기사는 훨씬 안쪽 지면에 통신기사를 그대로 전재, 사실만을 간략하게 취급했다. 있을 수 없는 희한한「볼거리」가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벌어졌다는 냉소적인 시각이 다분히 깔린듯한 지면이었다. 이날 한국교민들이 곳곳에서 얼마나 창피함을 느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이어 이틀후 「한국」을 홍보하는 전면광고가 같은 신문에 실린것을 보고 교민들은 더 착잡해졌다. 다리붕괴로 대통령이 사과담화를 발표하고 있는 작금의 나라형편은 이 광고를 코미디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 교민은 나아가 『이런 방식의 국가홍보는 다리붕괴만큼이나 후진적인 발상』이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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