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명 필사의 구조/구멍튜브·조끼 정신없이 던져… 경찰 또 늑장 『아비규환이었습니다. 눈앞에서 익사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힘에 부쳐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24일 하오 충주5호가 충주호 한복판에서 화염에 휩싸여 있을 때 마침 충주 방면에서 관광선(충주2호)을 타고 단풍관광에 나섰던 서울 강동구일원 모범 개인택시운전사들의 친목모임 「거목친목회」회원 35명들은 필사의 힘을 다해 40여명의 인명을 구조해냈다.
이시우(54·서울 강동구 성내동130의33) 김윤환씨(50·천호동14의1)등 회원들은 이날 상오 9시30분께 서울을 출발, 하오 3시께 충주에서 신단양을 향하는 관광선을 탔다.
『2시간 가량 지난 하오 4시께 선장이 선내방송을 통해 「전방의 충주5호 선장이 기관실에 불이 났으니 이 배로 승객들을 옮기도록 해 달라는 무전이 왔다」고 말해 회원들 모두 갑판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전방 1가량 지점에서 타이어더미가 타는 것처럼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습니다』
이들이 선장을 독려, 최대한 속력을 내도록 해 10여분만에 화염에 휩싸인 충주5호 50여 근처까지 접근했을 때는 이미 50여명의 승객들이 구명대등이 없이 물에 뛰어들어 허우적대고 있었다.
『50 전방에서도 선실내 20여명이 유리창을 잡고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으나 이내 배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선수부분에서도 40∼50대로 보이는 여자 한명이 구조를 요청하다 쓰러져 온몸에 불이 붙어 타죽는등 지옥과 같았습니다』 회원들은 사고당시의 처절한 상황을 회상했다.
이씨등은 정신없이 충주2호에 있던 구명튜브 6개와 구명조끼 20여개를 강물에 던져 18명을 직접 구조하고 힘에 부치자 소방호스를 내려 20여명을 육지 쪽으로 끌어내 구조했다.
이들이 구조작업을 모두 마칠 때까지도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박정규기자】
◎유람선사고 현장/부상자들 모두 심한 화상/15분만에 불바다… 물속 뛰어들어 참변도
○…사고 유람선에는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삼천년」친목계원 63명과 강원 홍천군 주민등 충주호관광에 나선 단체관광객들이 집단으로 승선했다가 갑작스런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계원들과 단풍놀이를 나왔던 공혜경씨(38·여·서울 서대문구 천연동)는 『승무원이 불이 났을 때 무조건 선실로 들어가라고 해서 피해가 컸다』며 『일부승객은 구명조끼도 착용않고 물에 뛰어들어 익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천 서울병원과 주민병원등에 분산치료중인 승객들중에는 얼굴과 온몸에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화상을 입은 환자들이 살려달라고 애원해 마치 야전병원을 방불케했다.
극적으로 구조돼 병원에서 기력을 회복한 일부 승객들은 단양 중앙여관등에 수용됐으나 소지품등을 모두 잃어버려 추위에 떨었다.
○…구조에 나선 경찰등은 현장 도착후 4명의 익사자를 확인한데 이어 하오6시50분께 선실 내부에서 불에 탄 시체 3구가 더 발견되자 경악했다.
경찰은 화재 초기 물에 많은 승객들이 뛰어든데다 지나가던 유람선등이 곧바로 구조작업을 펴 인명피해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가 선실내에서 무더기로 희생자의 시체가 나오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단양=한덕동·박희정·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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