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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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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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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한 설계와 완벽한 시공으로 건설한 교량도 세월이 흐르면 황폐화한다. 여러 원인들이 세월의 퇴적속에서 교량을 노쇠시키기 때문이다. 도로위에 뿌리는 염화칼슘같은 동결방지제가 자동차의 차체를 부식시키듯이 교량의 철강재를 파괴한다. 겉에 드러난 철강재뿐 아니라 콘크리트교량속의 철재보강빔도 분해시킨다. ◆겨울철만 되면 동결방지제를 많이 사용하는 우리처럼 추운나라가 특히 그렇다. 하상위에 세운 교각받침부분도 수심의 빠른 유속에 쓸리고 패어 세골현상을 면키 어렵다. 과적차량의 잦은 왕래가 교량의 틀을 구조적으로 흔들어 놓기도 한다. 교량을 건설한 재질과 결함과는 분명히 상관관계가 있다. 나무교량―철강재교량―콘크리트교량순으로 열화가 진행된다고 한다. ◆미국의 통계이긴 하지만 수명이 가장 짧은 목조교는 15∼10년이면 25%가,  20년이상은 50%가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 철강교는 철재의 부식때문에 콘크리트교보다 열화률이 3배이상 높다는 것. 뭐니뭐니해도 교량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관건은 유지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세계 철강교량의 상징과도 같은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는 개통61년이 지났는데도 건재하다. 2백26 높이의 거대한 철탑2개에 매달린 길이 2천7백21의 금문교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속에서 지진도 이기고 거센 해풍도 견뎌내며 한해 3천7백만대의 차량을 안전하게 통행시키고 있다. ◆보수의 손길이 하루도 그칠날이 없지만, 반세기 기념의 해인 83년에는 건설비의 2배인 6천만달러의 대보수비를 삼킨 덕분인지 모른다. 교량수명은 유지관리비용에 비례한다는 교훈을 우리는 빨리 깨닫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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